[인터뷰] “끌레도르 클린라벨, 국산 원유·유크림 고집…어려운 길 스스로 갔죠” 빙그레 빙과연구팀장
이충민 빙그레 식품연구소 냉동연구1팀장
2000년 입사 후 23년간 아이스크림 개발
끌레도르 클린라벨 제품은 다른 회사 프리미엄 아이스크림과 달리 국산 원유와 유크림만을 사용합니다. 첨가물도 쓰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에게 맛있어야 합니다. 어렵고 고된 길을 스스로 택한 거죠.(웃음)
이충민 빙그레 식품연구소 냉동연구1팀장
빙그레의 ‘끌레도르 클린라벨 파인트 초코’ 아이스크림은 지난 11월 ‘2023 대한민국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빙과류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베스트(Best)’ 제품으로 선정됐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이 시상식은 국내 최고 식품을 가려 상을 수여한다.
빙그레는 국산 원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끌레도르’를 지난 2005년 전개했다. 지난 2021년 이번 수상작인 끌레도르 클린라벨 파인트 초코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개발을 담당한 이충민 빙그레 식품연구소 냉동연구1팀장을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빙그레 연구소에서 만났다. 끌레도르 클린라벨은 초코 외에도 바닐라, 녹차, 딸기 등의 맛이 있는데, 이 팀장은 끌레도르 클린라벨 제품군을 개발한 주역이다.
이 팀장은 지난 2000년 빙그레에 입사해 23년간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입사 후 4년차에 요거트맛 아이스크림 ‘요맘때 바’를 개발했다. 제품 수명이 짧은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팔리는 아이스크림을 만든 것이다.
매일매일 아이스크림 시제품들을 맛보고 평가해야 하는 그에게 하루에 아이스크림을 얼마나 먹냐고 묻자 “헤아려보진 않았지만, 퇴근 후 저녁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은 날이 많다”고 답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끌레도르 클린라벨은 어떤 브랜드인가.
“끌레도르는 국산 원유가 들어있는 빙그레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그 중에서도 클린라벨은 최소한의 원료를 사용해 원유를 비롯한 원료 고유의 맛을 가장 깊게 표현한 아이스크림이다.”
―다른 회사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과 어떤 차별점을 잡았나.
“이 제품은 국산 원유와 유크림으로 만들고, 첨가물을 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서 개발했다. 원유에서 유지방을 걷어내고 농축하는 공정을 거친 탈지농축우유나 수입한 유크림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가공 단계가 적은, 소비자와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얻은 신선한 원료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국산 우유와 유크림 원재료 가격이 비싸서 제품 가격도 같이 올라간 측면이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었다. 우리 회사의 ‘투게더’는 원유를 사용해 만든 최초의 아이스크림이었고, 이 같은 전통을 이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도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에 많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인 유화제, 증점제, 색소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첨가물들 없이 맛 구현, 보존력 등 제품 완성도를 어떻게 이뤄냈는가.
“스스로 장애물 뛰어넘기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았다. 아이스크림 제조에는 통상 유화제, 증점제, 색소가 사용되고, 모두 공정상 꼭 필요해 극소량을 쓴다. 이 원료들 없이 맛을 내기 위해 반복적인 실험을 했다. 달걀 노른자의 유화 능력을 활용하고, 씹기 좋은 질감을 내는 이화학적 조성 기준을 연구하고, 색소를 넣지 않고도 색감을 내는 제조 공정 기준을 만들었다. 클린라벨 초코 제품 개발에만 1년 6개월이 걸렸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가장 험난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코코아 원료를 엄선하는 과정이었다. 초코맛 아이스림에 초콜릿을 사용하면 ‘레시틴’이라는 식품첨가물을 쓸 수밖에 없다. 초콜릿 제조에 꼭 들어가는 식품 첨가물이다. 그러나 클린라벨 제품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쓰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초콜릿으로 가공되기 이전의 코코아 원료를 활용하기로 했다.
초콜릿이 아니지만, 아이스크림에 넣었을 때 초콜릿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원료를 찾아 헤맸다. 괴로운 과정 끝에 미국 회사의 코코아 분말을 넣어 제품을 완성했다. 코코아도 커피처럼 산지에 따라, 가공 공장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이 가운데 가장 적합한 원료를 찾기 위한 ‘보물찾기’를 했다.”
―끌레도르 클린라벨 시리즈 신제품도 연구 중인가.
“그렇다. 클린라벨 시리즈는 원료, 조성, 제조 공정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제품이어서 다음 제품 개발에도 신중하게 접근하게 돼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한항공 미주 노선에서 기내식으로 제공된다.”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가정용 냉동고에서 꺼낸 후 5~10분 경과 후 스테인레스 스푼으로 한 스쿱 크게 떠서 한입에 넣고, 표면만 녹았을 떄 천천히 씹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데운 우유에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떠서 올리면 부드러운 초코라떼가 된다. 또는 에스프레소 샷과 함께 먹으면 모카라떼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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