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프볼 창간한 2000년, 농구계는 무슨 일이?

최창환 2024. 1.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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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밀레니엄 시대’라고 떠들썩했던 2000년은 농구 전문지 점프볼이 창간한 해다. 전희철과 우지원이 창간호 표지를 장식했으며, 점프볼은 이후 ‘한국 농구의 역사를 기록한다’라는 사명감 속에 명맥을 유지해왔다. 점프볼과 더불어 이원석(삼성), 이두원(KT), 박인웅(DB), 김형빈(SK), 박지현(우리은행), 이소희(BNK썸) 등이 태어난 2000년, 농구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00.3.2_왕조 현대, 역대 최초 정규리그 3연패

대전 현대(현 부산 KCC)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날이다. 2위 청주 SK(현 서울 SK)와 의 상대전적에서 3승 2패로 우위를 점했던 현대는 인천 신세기(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5-84로 제압, 33승 12패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반면, SK는 같은 날 창원 LG에 82-86으로 패해 31승 13패에 머물렀다. SK가 정규리그 최종전을 이겨도 승률에서 앞설 수 없어 현대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현대는 1997-1998시즌을 시작으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대구 동양, 원주 TG삼보(현DB),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가 2연패를 달성한 경험은 있으나 3연패는 현대 이외에 어느 팀도 만들지 못했다.

2000.3.6_맥도웰 천하, 3시즌 연속 외국선수 MVP
조니 맥도웰(당시 현대)이 1999-2000시즌 시상식에서 또 외국선수 MVP 트로피를 품었다. 맥도웰은 KBL에 데뷔한 1997-1998시즌을 시작으로 3시즌 연속 외국선수 MVP에 선정됐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최근 2시즌 연속 외국선수 MVP를 차지한 자밀 워니가 맥도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서장훈(당시 SK)은 이상민(다시 현대)을 제치고 데뷔 첫 국내선수 MVP로 선정됐고,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예는 김성철(당시 SBS)에게 돌아갔다. 최종규 원주 삼보(현 DB)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팀 소속이 아닌 감독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최초의 지도자로 이름을 남겼다.

2000.4.2_‘현대 시대 종결’ SK,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SK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날이다. SK는 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현대의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저지했고, 서장훈은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SK는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역대 최초의 사례였다. 당시 KBL은 5라운드 체제였고, SK가 우승을 따낸 6차전은 잠실체육관에서 중립경기 형식으로 열렸다. 5~7차전이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던 챔피언결정전 중립경기는 2011-2012시즌에 폐지됐다.

2000.5.3_KBL 출범 첫 연고 이전
1996년 KBL 창립 후 처음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팀이 생겼다. 광주를 연고지로 두고 있던 골드뱅크(현 수원 KT)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여수를 새로운 연고지로 결정했다. 이전까지 골드뱅크의 홈구장이었던 광주염주체육관은 난방시설이 취약한 데다 광주시와의 협조도 원활하지 못했다. KBL은 제13회 이사회를 통해 골드뱅크의 연고지 이전을 승인했고, 코리아텐더로 간판이 바뀐 이후인 2003년에는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2000.7.24_만세까지 외쳤는데 교통사고라니…
골드뱅크는 연고지 이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행운을 안았다. 골드뱅크의 선택은 탄탄한 체구에 내외곽을 오가는 화력을 겸비한 마이클 매덕스였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매덕스에 눈독 들인 골드뱅크 관계자들이 1순위 지명권을 얻자 만세를 외쳤다는 일화도 전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매덕스는 2000-2001시즌 개막 전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재활에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골드뱅크는 매덕스의 일시 대체 외국선수 제임스 하지스를 영입하며 시즌을 맞이했다. 매덕스는 외국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이지만 시즌 첫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역대 최초의 사례다. 골드뱅크는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SK와의 공식 개막전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2000-2001시즌 8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은 10순위로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지명하는 행운을 누렸다. 맥클래리는 KBL을 호령했던 맥도웰의 대항마로 부상, 삼성에 팀 역사상 처음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통합우승을 안겼다.

2000.7.27_‘중국 완파’ U18 남자대표팀, 아시아 정상 차지
한국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00 FIBA(국제농구연맹) U18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통산 3번째이자 1995년 이후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날이다. 방성윤이 중국과의 결승에서 23점으로 활약, 120-92 완승에 앞장섰다. 방성윤은 대회 MVP로도 선정됐다. 이밖에 정재호, 김일두, 정상헌, 김학섭 등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김학섭은 “중국이 예선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200cm를 훌쩍 넘는 선수들도 많았다. 첫 맞대결에서 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승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압박수비가 잘 이뤄진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이후 중국, 이란에 번번이 우승을 넘겨줬던 한국은 22년 만인 2022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주영이 MVP로 선정됐다.

2000.9.24_올림픽 사상 최초의 트리플더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트리플더블은 한국선수에 의해 작성됐다. 주인공은 전주원(우리은행 코치)이었다. 전주원은 쿠바와의 조별리그에서 10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 한국에 69-56 승리를 안겼다. 한국은 전주원의 활약에 힘입어 1984 LA 올림픽(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은 기세를 몰아 4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4강에서 미국에 패한 데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브라질에 패,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2000.10.9_송영진 1순위로 LG행, 승자는 따로 있었다
2001 드래프트가 2000-2001시즌 개막 26일 전 개최됐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신인들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그러니까 차기 시즌부터 뛸 수 있었다. 2001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 역시 2001-2002시즌에 데뷔했다. 창원 LG가 전체 1순위로 김주성과 함께 중앙대에 전성기를 안긴 송영진을 선발했지만, 2001 드래프트의 승자는 대구 동양이었다. 송영진이 데뷔 초기 프로농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동양이 3순위로 선발한 김승현은 데뷔시즌에 동양을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승현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이자 KBL 출범 후 유일무이한 신인상, MVP 동시 수상이라는 역사를 썼다.

2000.11.9_황금세대는 아니지만…18명이나 선발된 WKBL 드래프트
정확히 한 달 뒤인 2000년 11월 9일에는 2001 WKBL 드래프트가 열렸다. 역대 2번째 드래프트에서 1순위의 영예를 안은 서상희(당시 금호생명)는 통산 10경기 평균 5분 29초만 소화한 후 은퇴했지만, 당시 드래프트에서는 무려 18명이 지명됐다. 곽주영(당시 금호생명)이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은 2003년 23명이 선발되기 전까지 역대 최다 기록이었으며, 현재까지도 2위로 남아있다. 김은혜 KBSN 해설위원이 지명된 드래프트이기도 하다. 김은혜 해설위원은 우리은행의 전신 한빛은행에 3순위로 지명돼 2012~2013시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후 은퇴했다.

2000.11.4_아직도 깨지지 않았다! 역대 최초의 자유투 20개
켄드릭 브룩스(당시 신세기)는 역대 최초로 1경기에서 20개의 자유투를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당시 외국선수 제도는 전 쿼터 2명 동시 출전이 가능했으며, 브룩스는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40분 내내 뛰며 5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자유투는 22개 가운데 무려 20개를 넣으며 KBL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최다는 래리 데이비스(당시 SBS)가 1998년 1월 21일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을 상대로 기록한 18개였다. 브룩스의 자유투 20개는 여전히 1경기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조 번, 찰스 민렌드, 테렌스 레더가 브룩스의 기록에 도전했으나 각각 19개에 그쳤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KBL PHOTOS,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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