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용감하게 해보는 몇가지 예언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4. 1.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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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다. 갑진년이 모두에게 ‘값진’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2024년에도 메이저리그는 바쁘게 돌아간다. FA 시장에는 아직 좋은 FA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고 트레이드 가능성도 남아 있다. 2월에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며 3월에는 역사적인 서울 개막전이 기다리고 있다. 고척돔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4년 메이저리그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용감하게 몇 가지 예상을 던져본다.

류현진은 2024년 어디서 뛰게될까? 사진= MK스포츠 DB
류현진은 1+1의 계약을 잡는다.
류현진의 행보는 1월에도 화제가 될 것이다. 12월까지는 여러 변수로 선발 FA 시장이 느리게 돌아갔지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류현진이 어느 팀과 계약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계약 규모는 대략 예측이 가능하다.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풀타임 시즌이라는 요소가 영향을 미칠 듯하다. 2024시즌 보장 금액은 약간 떨어질 수도 있지만, 대신 인센티브가 추가된 구조의 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인센티브는 소화 이닝, 혹은 등판 횟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여기에 2025시즌에 대한 옵션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나이대인 웨이드 마일리(37)나 카일 깁슨(36)이 모두 1+1 형태의 계약을 한 것은 그에게 좋은 참고사항이 될 것이다.
스넬은 선발 FA 최대어다. 사진=ⓒAFPBBNews = News1
스넬은 야마모토의 FA 계약 기록을 경신한다.
선발 FA 시장에는 현재 블레이크 스넬이라는 최대어가 남아 있다. 스넬은 2023시즌 180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9이닝당 5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대신 피안타를 5.8개로 억제했고 탈삼진을 11.7개 잡으며 이를 상쇄했다. 또 다른 사이영상 시즌이었던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넘기며 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규정 이닝을 채운 것이 단 두 차례라는 사실은 마이너스 요인이 될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할 때 좋은 투수’라는 인식은 확실하게 심어줬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개의 공도 던져보지 않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2년 3억 2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미 빅리그에서 검증된 투수인 스넬은 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벨트레가 명예의 전당 후보에 합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벨트레와 마우어, 헬튼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1월중 공개될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는 어떤 선수가 입회 기준 75%의 득표율을 채울까? 현재로서는 두 명의 선수, 아드리안 벨트레와 조 마우어, 그리고 토드 헬튼이 가능성이 높다. 명예의 전당 투표를 사전 집계하고 있는 라이언 티보도에 따르면, 벨트레는 현재까지 공개된 표중 98%, 마우어는 82.89%, 헬튼이 81.8%를 얻고 있다.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는 사전 집계보다 보통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입성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3000안타 클럽 멤버인 벨트레, 세 번의 타격 1위를 차지하며 공격형 포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마우어, 그리고 지난해 투표에서 72.2%의 득표율로 아쉽게 입성에 실패한 콜로라도 구단 역사상 최고의 타자 헬튼은 쿠퍼스타운으로 향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보인다.
이정후는 첫 해 어떤 모습을 보일까? 사진= MK스포츠 DB
이정후는 ‘러닝커브’를 겪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 그의 첫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흥을 깨서 미안하지만, 이정후의 2024시즌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적지않은 ‘러닝 커브’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그의 선배들이 걸어온 길이 모두 그랬다. 특히 컨택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다. 컨택을 주무기로하는 교타자들은 스즈키 이치로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한국에서 미리 스윙폼을 교정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이정후는 “타격 자세도 당장 수정할 생각은 없고 일단 있는 그대로 부딪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부딪히게될 도전을 이겨낸다면, 키움히어로즈 선배 김하성같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6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통해 충분한 인내심을 보여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이제 계약이 1년 남았다. 사진=AFPBBNews=News1
김하성은 7월 트레이드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이 1년 남은 김하성, 과연 트레이드될까? 김하성의 이름이 트레이드 루머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는 수준급 수비력과 함께 타석에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하성을 헐값에 팔아넘길 생각은 없을 것이다. 이번 겨울은 ‘오퍼를 들어는 보자’는 자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시즌 개막은 샌디에이고에서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름에는 어떨까? 만약 샌디에이고가 하위권으로 떨어진다면 그때는 팀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아주 우려가 된다. ‘전력 보강’보다는 ‘예산 삭감’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팀이 ‘이기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2024시즌은 큰 기대가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채워야 할 구멍은 많은데, 행보는 소극적이다.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등 FA로 떠난 선발 투수들을 한 명도 붙잡지 못했고 이 자리는 대신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에 내주고 받아온 젊은 투수들로 대신 채웠다. 아직 풀타임 선발로 검증이 안된 선수들이다. 여기에 2024시즌 개막전 주전 좌익수와 중견수가 누가 될지도 모른다. ‘내부 육성’이라는 마지막 수단이 있지만, 유망주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샌디에이고는 유망주 선수층도 두터운 편이 아니다.

피츠버그는 지난 시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피츠버그는 6년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한다.
2년 연속 100패를 기록했던 피츠버그는 2023시즌 76승을 거두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헨리 데이비스를 비롯해 엔디 로드리게스 등 여러 유망주들의 봉인을 해제하며 팬들에게 미래를 보여줬다. 기복이 심했다. 4월까지 20승 9패로 선전했으나 5월부터 7월 사이 27승 49패로 주저앉았고 다시 8월 이후 29승 28패로 일어섰다. 시즌 막판에는 같은 지구 팀인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의 발목을 잡으며 이들의 가을야구를 좌절시켰다. 이들이 당장 내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현재 이들의 행보를 보면 가능성은 높지않다. 가장 큰 약점인 선발진에 대한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마르코 곤잘레스, 마틴 페레즈 등 다른 팀에서 전력외 취급을 받던 베테랑을 영입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5할 승률까지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않다. 5할 승률을 달성한다면 2018년 이후 6년 만에 5할 승률이 된다. 지난 시즌 24개의 도루를 기록한 배지환은 스피드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이 팀에 힘을 보탤 것이다.
오타니는 이기는 야구를 원한다. 사진= MK스포츠 DB
오타니는 마침내 가을야구 데뷔전을 갖는다.
FA 시장에 나간 오타니가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에서 원한 것은 분명했다. 그는 ‘이기는 야구’를 하고싶었다. LA에인절스 시절 그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사이 우승에 대한 갈증은 더 커졌다. 그는 7억 달러의 계약 금액중 6억 8000만 달러를 분할지급하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추가 전력 보강의 여지를 열어뒀고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 야마모토 요시노부 두 명의 정상급 선발을 영입하는 것으로 그의 의지에 화답했다. 최소한 팀이 ‘이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에인절스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타니도 학수고대하던 첫 포스트시즌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더 이상 투수의 것이 아니듯, 기자의 손을 떠난 글도 더 이상 기자의 것이 아니다. 판단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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