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제주] 제주 이호테우해수욕장 조랑말 등대와 '피사의 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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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향하는 항공기를 타고 공항에 착륙할 때쯤 작은 창으로 보이는 등대가 눈에 띈다.
바로 공항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해수욕장인 이호테우해수욕장과 멀지 않은 방파제에 있는 조랑말 모양을 한 쌍둥이 등대다.
각각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단장한 등대는 2008년 11월 당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에 제주이호랜드라는 유원지를 조성하던 제주분마이호랜드가 바다를 매립해 마리나항을 만드는 과정에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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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등표 2개는 태풍에 심하게 기울어져…"사고 위험"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로 향하는 항공기를 타고 공항에 착륙할 때쯤 작은 창으로 보이는 등대가 눈에 띈다.
바로 공항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해수욕장인 이호테우해수욕장과 멀지 않은 방파제에 있는 조랑말 모양을 한 쌍둥이 등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존 기둥 형태 등대 모양을 탈피해 조랑말을 모티브로 한 등대는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들 등대는 왜 다른 등대와는 달리 조랑말 모양으로 세워졌을까.
각각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단장한 등대는 2008년 11월 당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에 제주이호랜드라는 유원지를 조성하던 제주분마이호랜드가 바다를 매립해 마리나항을 만드는 과정에서 설치했다.
높이만 무려 12m인 이 등대는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의 목마'를 연상케 하며 사진 촬영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전망대도 있지만, 무인등대인 탓에 출입은 통제됐다.
당시 제주분마이호랜드 측은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등대 모양을 탈피해 '말의 고장' 제주의 지역적 특성에 부합하도록 설계해 등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왜 빨간색과 하얀색일까.
양쪽에 등대를 두는 경우 선박이 바다에서 항구로 들어올 때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빨간색, 왼쪽에 하얀색 등대를 두게 되며 그 사이로 지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밤에는 등대 색깔을 구분할 수 없어 빨간 등대에는 빨간색 조명이, 흰색 등대에는 초록색 조명이 들어와 구분을 돕는다.
등대 조명은 날이 어두워지면 자동으로 점등된다.
2008월 사업 승인을 받았던 제주이호랜드는 10년 넘게 경관 사유화와 사업성 논란으로 지지부진하다 결국 최근 사업 승인이 취소됐고, 현재는 조랑말 등대와 곳곳에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구조물만 남아있다.
말 등대를 구경하다 보면 해상에 '피사의 사탑' 같은 기울어진 노란색 설치물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설치물은 바로 '등표'다.
등표는 바다의 신호등이라 불리는 항로표지 중 하나로, 항로나 항로 주변 암초 등에 설치돼 선박이 안전한 뱃길을 이용해 항해하도록 돕는다.
이 역시 제주이호랜드 조성 사업 과정에서 설치됐다. 사업자인 제주분마이호랜드가 해안을 매립하면서 발생한 돌을 바닷속에 쌓아 두고 그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설치했다.
지난달 27일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해당 위치에 설치된 등표는 모두 4개로 이 중 2개가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이 등표는 10여 년 간 이어진 파도와 바람에 점차 기울어지다 2018년 태풍 솔릭이 강타하면서 현재 모습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상에 기울어져 있는 등표는 호기심을 자아내지만, 사실상 항로표지 기능을 하지 못해 안개가 끼는 등 기상이 좋지 않은 날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제주시는 사업자 측에 여러차례 등표 복구 조치를 권고했지만 사업자 측이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는 개인 사유물로 행정에서 함부로 건드릴 순 없지만 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방안을 찾고 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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