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골' 손흥민 '새해 결승 축포' MOM...이제 아시안컵 '득점왕'
31일 EPL 20R 홈 본머스전, 후반 26분 결승골...토트넘 3-1 승리 견인
리그 12호골,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MOM...대표팀 합류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희망찬 새해를 알리는 신호탄인가. 한국 시간으로 2024년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해 축포가 터졌다. 그것도 결승 축포였다.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새해 첫날 결승 축포를 쏘아올리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클린스만호와 한국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은 구랍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26분 추가골로 리그 12호골을 장식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4-2-3-1전형의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경기 시작과 함께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위협적인 논스톱 슈팅을 날리는 등 활발한 공격을 펼치면서 3-1 승리의 결승골까지 기록,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에 성공하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선정 8번째 MOM(Man Of The Match)의 영예를 차지했다.
손흥민의 결승골은 한국시간으로 2023년 12월 31일 오후 11시에 킥오프된 경기가 전반을 마치고 후반에 접어들면서 2024년 1월 1일로 날짜가 변경된 뒤 터졌다. 전반 9분 파페 사르의 선제골과 후반 35분 히샬리송의 쐐기골로 앞서가던 후반 39분 본머스의 스콧이 만회골을 기록하면서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2개의 유효슛으로 1골을 만들며 키패스 2회, 빅찬스 1회로 2만 4998명이 참여한 팬투표에서 74.6%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구랍 24일 에버턴전에 이서 2경기 만에 다시 MOM에 선정됐다.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2도움을 기록한 지오반니 로 셀소는 유럽스포츠통계매체에서 손흥민을 앞섰으나 팬투표에서는 13.6%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8.16, 로 셀소에게 8.31의 평점을 각각 매겼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8.1, 로 셀소에게 8.3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팬들이 손흥민의 활약에 큰 지지를 보낸 데는 개인 경기력뿐만 아니라 부상 선수들이 많은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톱4 진입'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직전 19라운드 브라이튼 원정경기에서 2-4로 참패한 토트넘은 이날 경기 직전까지 4연승의 '뜨거운 팀' 본머스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으로 승리를 거두며 2024년을 맞이했다.
손흥민은 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브레넌 존슨의 오른쪽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논스톱 발리 슛으로 첫 슈팅을 기록하며 득점포를 예열했다. 라인을 끌어올린 본머스의 공격을 차단한 뒤 나선 재빠른 역습 공격에서 존슨과 손흥민의 연계 플레이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으며 이날 토트넘 공격에 불을 지핀 신호탄이 됐다.
자신감을 가진 토트넘은 부상을 털고 돌아온 수비형 미드필더 벤탄쿠르와 로 셀소, 파페 사르의 합작 플레이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전반 9분 벤탄쿠르가 본머스 공격을 차단한 뒤 로 셀소에게 볼을 연결하자 로 셀소가 파페 사르에게 패스, 파페 사르가 페널티 박스에 진입하자마자 중거리 땅볼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을 1-0 리드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빗줄기 속에서 손흥민의 골로 승기를 틀어쥐었다. 한국시간으로 날짜가 새해로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아 동료에게 건네준 뒤 왼쪽 공간을 스프린트한 손흥민은 로 셀소의 전방 패스를 받아 골마우스 왼쪽에서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슛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때리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라인을 돌파하기 전 볼을 넣어준 로 셀소의 택배 크로스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은 손흥민의 피니시가 빛난 순간이었다. 1-0 리드에 불안감을 이어가던 토트넘 홈팬들은 비로소 마음을 놓으며 빗속에서 열광했다.
손흥민은 결승골뿐만 아니라 후반 7분 히샬리송에게 완벽에 가까운 패스로 도움을 추가할 수 있었으나 히샬리송이 성급하게 처리하면서 골을 놓치는 바람에 어시스트도 날아갔다. 로 셀로~손흥민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기회를 놓친 히샬리송은 슛이 오른쪽 골대를 벗어나자 손으로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지난 브라이튼전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인 히샬리송은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략적 안배에 따라 이날도 4-2-3-1전형의 원톱으로 나서 결정적 기회를 놓치다 후반 30분 브레넌 존슨의 택배 크로스를 밀어넣어 3-0 스코어를 만들었다. 리그 6호골을 기록한 히샬리송은 본머스전에서 5차레의 슛 가운데 2차례의 유효슛만 기록하며 1골을 넣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1월 아시안컵 출장으로 팀을 비우게 됨에 따라 히샬리송의 득점력에 공격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리그 총 38경기 가운데 반환점을 돈 20경기에서 12승 3무 5패, 승점 39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5위를 마크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톱4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손흥민이 팀을 비우는 1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톱4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본머스는 7승 4무 8패, 승점 25로 1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24일 에버턴전에서 11호골을 기록한 뒤 2경기 만에 득점포를 터뜨린 손흥민은 12골로 EPL 득점 1위 엘링 홀란(14골·맨시티)에 이어 도미닉 솔란케(본머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득점부문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또 29일 브라이튼전에서 알레호 벨리스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까지 포함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EPL 통산 115골로 역대 23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을 잠시 떠나는 손흥민은 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차려지는 클린스만호의 대표팀 캠프에 합류한다. 1960년 우승 이후 6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일 아랍에미리트로 떠나 6일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의 뉴욕대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모의고사'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중국의 대회 반납으로 1년 늦게 카타르에서 치러지는 2023 아시안컵은 24개국이 출전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 12개국이 16강으로 직행한다. 또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도 16강에 합류한다.
손흥민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초호화멤버로 26명의 엔트리를 구성한 한국은 1월 15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 후 1월 20일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차전, 1월 25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와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만약 E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르면 16강 상대는 D조 2위다.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 중 한 팀과 1월 31일 8강 진출을 다툰다. 조 2위를 하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키르기스스탄·오만이 속해있는 F조 1위와 맞붙는다. 4번째 아시안컵에 도전하는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첫 우승 트로피와 함께 아시안컵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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