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갔지만 노래는 남아, 천국서 히트한 '내 눈물 모아'[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96년 1월1일, 가요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미성에 앳된 얼굴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가수 서지원이 하늘의 별이 되면서다. 늘 밝은 모습이었던 그가 19세의 어린 나이에 스스로 유명을 달리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생전 1집 앨범만 발매했을 뿐인데도 대중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서지원은 어린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KBS 어린이합창단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이주 후에도 앤젤스합창단 활동을 하며 노래를 계속 해왔다. 미국에서는 갭, 리바이스 등 의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199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국 음반사 주최 공개 오디션에서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기적의 주인공이 된 서지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수 데뷔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지원은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았다. 당시로써는 10대 가수가 드물었는데 앳돼보이는 꽃미남 외모와 맑은 목소리로 또래 팬들을 한순간에 모았다. 1994년 10월 데뷔한 그는 가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데뷔곡인 '또 다른 시작'은 당시 음악 프로그램 '가요톱텐' 등에서 순위권을 지켰다. 데뷔곡부터 사랑받은 만큼 2집 앨범 발매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다. 데뷔 이듬해인 1995년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발매가 늦어져 결국 해를 넘긴 1996년 1월 중순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2집 앨범 발매를 눈앞에 둔 1996년 1월1일, 그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했다. 새해를 맞은 날 저녁, 유서를 남긴채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는 "이 세상은 내가 존재하기에 너무도 험하고 더이상 견디기 힘들다"며 "2집 활동을 앞두고 더이상 자신도 없고 가족, 사무실 가족을 책임지기에 너무도 벅차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2집 앨범도 언급하면서 "전무님은 내가 죽은 뒤에라도 PR을 잘해 2집이 많이 성공적이길 빈다"고 했다.
글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겼다. 무선호출기를 통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더 이상 나를 못보더라도 항상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이 목소리는 사후에 발매된 3집 앨범 인트로에 '서지원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로 실렸다.
서지원의 마지막 소원은 이뤄졌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남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서지원의 마지막 말처럼 2집은 '많이 성공적'이었다. 유작이 크게 히트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타이틀곡 '내 눈물 모아'는 당시 방송3사 가요프로그램 KBS '가요톱텐', MBC '인기가요베스트50', SBS '생방송TV가요20'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대에서 서지원을 볼 순 없었지만 뮤직비디오 속 모습으로 팬들과 만났다.
1996년 1월22일 발표된 발라드곡 '내 눈물 모아'는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다른 가수를 위해 처음으로 쓴 곡이었다. 서지원이 정재형에게 직접 곡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대여 난 기다릴거예요. 내 눈물의 편지 하늘에 닿으면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내게로' 등의 가사가 팬들을 울렸다.
'내 눈물 모아'는 인기 드라마 OST로 리메이크 되면서 젊은 세대에게도 익숙한 곡이 됐다. 수많은 가요계 동료, 후배들도 '내 눈물 모아'를 무대에서 부르며 서지원을 추억했다.
서지원이 떠나고 노래만 남은지 벌써 27년이 됐지만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에는 AI(인공지능) 기술로 서지원 목소리가 재탄생하며 이슈를 모았다.
AI의 목소리 복원 기술을 통해 서지원의 목소리를 재탄생시켜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란 곡을 발표했다. 첫 소절에선 서지원의 생전 육성을 담아냈다. 미공개 프로필 사진을 바탕으로 재킷 사진도 공개했다.
지금은 불혹을 훌쩍 넘겼을 서지원의 팬들도 여전히 팬카페에서 '영원한 소녀팬'으로 활동 중이다. 기일에 정모를 열고 서지원의 생일엔 기부를 진행하면서 서지원과 함께 하고 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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