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지지율 높지 않아”…‘제3지대’ 파급력은?

김현주 2024. 1. 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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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비중 낮아…정치 양극화 심화, 범진보-범보수로 갈린다"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가운데 '제3지대'의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1에 따르면 여야의 전직 대표가 모두 신당 창당에 나서 파급력이 남다를 수 있다는 점, 이미 신당 창당을 완료한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점,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은 점 등 남아 있는 변수가 아직 많아서다.

다만 제3지대에 투표를 해도 결국 거대 여야의 결집이 이뤄져 '사표(死票)'가 될 수 있다는 저항 심리, 지역구 장악의 한계점 등 총선에 다가갈수록 결국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어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과)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고 시작하겠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치 때문에 큰일 났다고 절망하는 국민에게 작은 희망이나마 드리고 말동무라도 되어드리겠다는 방향이 확실하다"며 "새해 초에 새 희망과 함께 말씀드리겠다"며 신년 신당 창당 선언을 공식화했다.

관건은 여야 전직 대표의 신당에 기존 여야 세력이 얼마나 참여할지다. 내년 1~2월 여야의 공천 과정에 이탈하는 현역 의원, 원외 인사의 규모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여야의 공천이 당내 혼란을 크게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신당 파괴력은 크게 힘을 못 쓸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양당 정치가 변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신당에 합류하지 않기로 하며 창당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및 이기인 경기도 의원은 탈당 후 신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허은아 의원도 이번주 중 별도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허 의원도 탈당 후 신당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유승민 전 의원도 신당 합류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아울러 천 위원장은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인물 중 현역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하며 최종 합류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내년 1월 첫째 주 안에 거취를 표명할 계획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8일 최성 전 고양시장 북콘서트에 참석해 "1월 첫째 주 안에 제 거취를 국민께 말씀드리는 게 옳다"며 "이재명 대표와 (회동 관련) 협의했지만 의견 접근이 안 돼 협의 자체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협의를 위한 의견 접근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사실상 신당 창당 수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진 6선 의원을 지낸 동교동계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창당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반발한 친낙(친이낙연계) 최성 전 고양시장 등도 신당에 합류 의사를 밝혔다. 이외 전직 두 총리(정세균·김부겸)와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등이 추가 합류할지 관심사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민주당 의원 117명이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연명에 참여한 점은 부담이다.

여론은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지난 18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한 '신당 창당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신당 창당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함(21.3%)', '어느 정도 필요함(26.9%)'에 절반 가까이 응답했다. 이는 불필요 의견 47.5%보다 많은 수준이다.

다만 실제 신당 창당시,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 중심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6.9%, 이준석 전 대표 중심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7.9%였다. 통상 총선에 다가갈수록 '사표 저항 심리'가 강해져 결국 거대 여야 후보에 투표하는 경향이 짙어지는데, 이런 점도 제3지대엔 부담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보다 지역 기반이 어느 정도 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조금 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사표 우려 방지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엄 소장은 "2000년대 이후 중간지대, 제3지대 비중은 낮은 상태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로 범진보, 범보수로 갈린다"며 파급력을 낮게 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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