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허허벌판…가나, 3년 후엔 ‘쌀 수입 제로’ 발판으로 [K-농업, 세계를 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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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농민을 대상으로 통일계 벼 품종, 재래종 등 개량 벼 품종 품평회를 열어본 결과 통일계인 '아그야파'와 '코리아모'가 각각 1등·5등을 차지했어요. 구수한 향이 일품인 데다 숙기가 짧고 수량성이 높아 농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종자 생산을 관리하는 김충회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가나센터 소장은 '좋은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통일계 벼 품종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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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개량 종자 시범포 눈길
한국산 ‘이스리’ 등도 수확 앞둬
정부 보증 씨앗 무상 공급 계획
보관창고 마련·농가 대상 교육
통일계 벼 종자 생산단지 추진
관개시설 등 현대화작업 착수
“가나 농민을 대상으로 통일계 벼 품종, 재래종 등 개량 벼 품종 품평회를 열어본 결과 통일계인 ‘아그야파’와 ‘코리아모’가 각각 1등·5등을 차지했어요. 구수한 향이 일품인 데다 숙기가 짧고 수량성이 높아 농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2023년 11월22일(현지시각) 서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차로 1시간반을 달려 다다른 농업개발지구 다웨냐. 가슴이 탁 트일 만치 너른 평야가 펼쳐진 이곳엔 다양한 개량 품종의 벼 종자를 생산하는 시범포와 계약재배지가 조성돼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통일계 벼 품종인 ‘이스리-6’ ‘이스리-7’과 ‘아그야파’ ‘코리아모’도 수확을 앞두고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종자 생산을 관리하는 김충회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가나센터 소장은 ‘좋은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통일계 벼 품종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가나 인구의 20%가량이 굶주리는 건 품종·관개시설 등 쌀 생산 환경이 열악해 자급 능력이 낮기 때문”이라며 “특히 가나에서 정부 보증 종자를 사용하는 비중은 38%에 불과한데, 2023∼2027년 ‘케이(K)-라이스벨트(한국형 쌀 생산벨트) 구축사업’으로 11만4000㏊에 보증 종자를 무상 공급해 그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피아 가나센터는 종자 생산·보급 체계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 다웨냐지구에 3100t의 종자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지었다. 종자 건조기와 탈망선별기, 파종기, 트랙터 등 농기계도 도입했다. 농가를 대상으로 종자 보증과 재배기술, 기계 사용에 관한 교육도 진행했다. 통일계 벼 종자를 계약 재배하는 세니미스구토 조나단씨는 “기존에 직파하던 것과 다르게 논에서 벼를 심고 키워야 하는 점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그만큼 좋은 종자를 생산해 쌀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며 “종자 건조기를 사용하니 종자를 바닥에 널어두고 말릴 때보다 훼손되거나 오염될 일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다웨냐지구의 안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통일계 벼 종자 생산단지가 조성될 100㏊ 규모의 부지와 거대한 저수지가 나타난다. 가나 정부는 2014∼2018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경지정리와 양수장 설치 사업을 완료한 이 부지를 K-라이스벨트 구축사업에 새롭게 활용하기로 했다. 종자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부터 관개시설 등 현대화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손혁준 농어촌공사 국제협력부장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벼 보급종 종자 생산단지 부지를 선정할 때 기본적인 인프라와 물 공급 현황, 평지 여부, 수도와의 거리 등을 다양하게 고려한다”며 “그래야 시간·비용 낭비 없이 K-라이스벨트 구축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다웨냐지구는 매우 적합한 부지”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초목이 우거진 허허벌판이지만 2027년쯤이면 우량 종자 생산기지가 된 다웨냐지구를 볼 수 있을 터. 그 변화에 대한 현지의 기대도 크다. 콰시 와 가나 농림축산식품부 종자검사과장은 “좋은 종자는 생산성 향상과 병해충 저항성, 기후 적응력, 영양, 품질과 더불어 농가소득과도 직결되는 만큼 농업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협력을 통한 우량 종자 생산·보급으로 국내 소비량의 50%에 달하는 쌀 수입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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