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감 좋은 K-소고기에 감탄 연발…“우리 무슬림 음식에도 제격” [K-농업, 세계를 누비다]

박하늘 기자 2024. 1.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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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 세계를 누비다] (2) 수출 유망주 한우고기…말레이시아 상륙, 이젠 무슬림 시장
박람회서 소비자 호응 뜨거워
할랄 인증·검역협상 타결 발판
수출량 증가할 가능성 높아져
인지도·가격경쟁력 제고 숙제
쿠알라룸푸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니콜라스 장 셰프가 한우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를 소개하고 있다.

“한우고기는 마블링 비율이 적당해 느끼하지 않아 좋고,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도 있어 매력적입니다.”

지난해 9월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음식 관련 박람회 중 최대 규모로 열린 ‘2023 푸드&호텔 박람회’에 참여한 요식업체 대표 아즈와 자임씨(36)는 시식용 한우고기를 먹으며 연신 감탄했다. 케이팝(K-pop)에 푹 빠져 있는 아내와 함께 한국을 4번이나 다녀왔다는 자임씨는 “말레이시아에서 한우고기를 먹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쿠알라룸푸르에 한국식 구이 식당을 차려 판매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시식 및 상담행사는 2만여명의 식음료 관계자를 응대하고자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준비한 홍보부스를 통해 진행됐다. 많은 바이어와 소비자가 부스를 찾아 한우고기를 시식하고 수입 상담을 받았다.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대형 쇼핑몰인 ‘원우타마’에는 한우고기를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마련됐다. 한국의 각 농장에서 안전하고 깨끗하게 한우가 사육되며, 할랄(Halal·이슬람 율법에 따른 식품) 인증을 받은 곳에서 도축·가공된다는 홍보 영상에 많은 젊은 말레이시아 소비자가 발길을 멈췄다. 소비자들은 “그간 일본 화우고기는 쿠알라룸푸르에서 많이 접했지만, 한우고기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원생인 하즈리나씨(29)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항상 불판에 쇠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번쯤은 먹어보고 싶었다”면서 “할랄 인증까지 받은 고기라고 하니 많은 무슬림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한우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로 한우고기 수출이 시작된 건 불과 7개월 전인 지난해 6월부터다. 우리 정부는 2016년 10월부터 말레이시아 정부와 수출을 위한 검역 협상을 추진해왔다. 헌법상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로 한우고기를 수출하기 위해선 수입위생조건 합의와 같은 통상적인 수출 관련 절차와 함께, 할랄 도축장 인증도 받아야만 했다. 정부와 한우업계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7년 만인 지난해 6월 중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최종적으로 수입 허용 결정 통보를 받고 하순부터 곧바로 수출이 이뤄졌다.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수출량은 한달 기준 10t 내외 수준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물량을 더 많이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게 현지 요식업계 및 바이어들의 전망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수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니콜라스 장 셰프는 “한우고기는 한국요리는 물론, 다양한 말레이시아 음식에 활용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치켜세웠다. 다른 현지 바이어는 “케이팝이나 케이드라마(K-drama)의 영향으로 한우고기와 같은 한식을 비롯해 한국문화에 젊은층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우호적인 환경에서 한우고기를 홍보하는 것은 수월한 일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우고기에 대한 현지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여러 관계자로부터 앞으로의 과제도 들어볼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 최초로 다토(귀족) 작위를 받은 현지 사업가인 권병하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화우와 같은 다른 경쟁국 쇠고기가 소포장으로 판매되는 것과 달리 한우는 통째로 수입되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하다”면서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디테일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일부 고급 레스토랑이나 일시적으로 열리는 팝업 스토어에서만 한우고기를 접할 수 있는데, 일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갖춰주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현지 고급육시장에서 한우고기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일본 화우고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쿠알라룸푸르의 고급 식당인 ‘어네스트 붓처’에선 일본 미야지마산 화우 등심 부위가 100g당 158링깃(4만4000원)에 판매됐는데, 한우고기 등심도 이와 똑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품질면에서 한우고기가 화우고기에 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후발 주자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더 확보해야만 현지 시장에서 판매규모를 더 확장할 수 있다는 게 바이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말레이시아에 한우고기 수출이 이슬람 국가 중에서 최초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말레이시아 수출 성사가 20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시장을 공략해나갈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게 한우업계의 기대다.

쿠알라룸푸르=박하늘 기자

농협중앙회·농민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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