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이 1이면 기쁨은 수천배죠"
저출산 시대,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
5남매 아빠 김신승이 전하는 행복론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는 대한민국은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국가적 난제 탓이다. 본지는 ‘저출산 시대,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는 주제의 연중기획으로 다양한 저출산 해법을 모색한다. 우리 사회 각 분야 출산·육아·돌봄의 모범사례의 난맥상을 소개하면서 지역소멸, 생산인구 감소, 국방력 약화 등 저출산으로 파생된 다양한 문제 역시 심도있게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주]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아이만 다섯…공직자로서 뿌듯하긴 하지만 이런 거창한 이유보다 풍성하게 이룬 가족의 즐거움이 더 큽니다.”
2001년생 큰딸 소라를 시작으로 2017년생 아들 유영이까지 다섯 남매와 아내까지 7식구를 꾸리고 사는 김신승(52) 경기도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누수방지팀장은 ‘애국자’라는 주변의 호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00년 결혼과 함께 그의 가족계획은 실행됐고 어느새 큰 딸 소라는 20대 중반에 접어든 멋진 장녀로 성장했다. 그는 둘째 딸 다혜는 까칠하지만 속정 깊은, 셋째 아들 덕영이는 고교 입학을 앞두고 공부에 대한 부담을 지고 있는, 넷째 딸 가영이는 가정의 축복, 다섯째 아들 유영이는 7살 귀염둥이라고 소개하며 눈웃음 지었다.
그는 이런 기쁨을 주변과 함께 나누고자 자연스럽게 주변에 결혼과 출산 등을 권유해왔다. 하지만, 오히려 젊은 세대는 이를 불편해했다. ‘결혼하면 좋다’, ‘얼른 결혼해서 애 낳고 가정을 꾸리면 기쁨이 크다’ 등과 같은 말에 ‘꼰대’ 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그는 이제 방법을 바꿨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처럼 평상시에 아이가 주는 기쁨을 알려 비혼족과 딩크족도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 그를 ‘꼰대’로 부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울러 사회적 분위기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산’이 못 배우고 못 살던 시절의 잔재라는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나 혼자 산다’ 등과 같이 일인가구를 미화하는 TV프로그램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요즘은 남·여 연예인들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사는 모습을 행복하게 보여주는 콘텐츠가 많아졌다”며 “청년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혼자 사는 게 더 편하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다자녀 지원책은 보다 세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무원으로 30년 가까이 있다 보니 소득군 자체가 평균보다 높게 평가돼, 정부의 다자녀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는 “다섯 자녀를 키우다 보면 써야 할 돈도 많은데 소득 기준으로만 대상을 책정하는 몇몇 다자녀 지원 정책은 자녀 인원과 소득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국민 개개인이 결혼과 출산, 아이와 함께 가정을 꾸려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식의 변화, 즉 ‘식구가 많으면 행복하다’는 가치관이 생기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 역시 물질적 지원을 넘어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hoon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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