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에 물든 AI, 제대로 된 ‘뉴스 콘텐츠’ 필요한데…

임경업 기자 2024. 1. 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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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중요성 더 커져
챗GPT 일러스트. /연합뉴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세계를 휩쓸면서 AI 고도화의 핵심인 미디어 콘텐츠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AI를 만들고 학습시키려면 양질 텍스트·이미지 콘텐츠가 필수적인데, 미디어 콘텐츠는 ‘AI를 똑똑하게 만드는 교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데이터 세트(묶음)로 평가된다. 팩트체크는 기본이고 AI는 따라 할 수 없는 심층적인 분석과 탐사적 시각까지 담은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하면,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학습한 AI가 오염되면서 발생하는 혼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백형선

현재 AI는 사용자가 명령만 내리면 글을 써주고 그림도 그려주며 영상까지 만드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음악을 작곡하고 웹툰을 그리는 AI도 등장했다. 더 이상 창의성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게 된 시대에 미디어와 뉴스 콘텐츠의 중요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고 허위 정보까지 만들어내는 AI는 서비스하는 빅테크의 신뢰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빅테크들의 AI 서비스는 AI가 내놓은 답변을 사람이 검수하면서 바로잡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권위 있는 미디어의 뉴스 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하면 기존 학습 과정의 번거로움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답변의 품질 또한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AI 등장은 미디어 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언어 장벽과 글·사진·영상 같은 정형화된 콘텐츠의 한계로 국가별·언어별 경계가 뚜렷했던 미디어·콘텐츠 산업이 AI를 통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48억1000만달러(약 19조901억원) 규모였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26% 성장해 2030년 994억8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AI 업계와 미디어 업계가 손잡는 움직임은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달 16일(현지 시각) 오픈AI는 폴리티코·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을 보유한 독일 미디어 그룹 악셀 스프링거와 ‘저널리즘과 AI 기술의 심층 통합’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픈AI가 미디어 기업과 맺은 첫 공식 계약이다. 챗GPT는 악셀 스프링거의 뉴스를 토대로 학습해 사용자에게 답하고, 기사 출처와 링크도 제공한다. 대신 악셀 스프링거에 학습에 쓴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자들이 제시된 출처를 통해 기사를 보면 추가 금액을 낸다. 계약 규모는 연간 수천만 유로(수백억 원)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구글은 뉴욕타임스(NYT)에 3년간 콘텐츠 사용료를 1억달러 내기로 했고, 애플은 고품질과 정확도 높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보그와 뉴요커를 만드는 콘데나스트, NBC뉴스, 잡지사 피플, IAC 그룹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톰슨 뉴스 코프(월스트리트저널 등 소유) 최고경영자는 “AI가 아무리 교묘해도 훌륭한 보도와 진정한 저널리즘 정신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AI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가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주고, 인간은 창의성과 판단력을 발휘하는 데 집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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