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야구가 우선… MLB도 꿈꾼다

김영준 기자 2024. 1. 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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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 프로야구 미래 投문동주·打노시환
그래픽=양진경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해 5년 연속 가을 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한화 ‘보살’ 팬들 답답함이 이어졌다. 하지만 확실한 소득도 있었다. 한화와 한국 야구 투타의 미래라 불리는 두 ‘영건’이 나타났다. 노시환(24)과 문동주(21)가 그들이다. 노시환은 2000년, 문동주는 2003년생. 창창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이정후(26)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꼽자면 이들이 첫손에 든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서울에 숙소까지 잡고 지내던 두 사람을 지난달 함께 만났다. 이들은 “비시즌인데도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다”면서 즐거운 피로를 호소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노시환은 “야구 시작할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가는 게 꿈이었다”며 “하지만 아직 생각할 때가 아니다. 한국에서 최고가 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정후 형처럼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 타자가 먼저 되겠다”고 했다. 문동주는 “꿈은 있지만 아직 너무 멀었다”며 “당장 현실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노시환은 이미 완성형이다. 지난해 홈런 1위(31개), 타점 1위(101점), 최다 루타 1위(278루타)에 올랐다. 문동주는 한국 투수 최초로 시속 160km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신인왕을 거머쥐고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에이스 노릇을 했다.

노시환은 “2022년엔 홈런이 6개뿐이었다. 홈런왕 생각은 아예 못 했다”면서 “타율이 낮아져도 장타를 많이 쳐야겠다는 목표를 가졌는데 성적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목표는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것 딱 하나였다. 타이틀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길이 펼쳐진 걸까. 노시환은 “시즌 막판 최정(SSG) 선배와 (홈런왕) 차이가 좁혀질 때는 조금 신경 쓰이긴 했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때 생각이 아예 안 난 건 아니다”면서 “흔들리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한화 신인왕 (왼쪽)문동주, 홈런왕 노시환이 포즈를 취했다. /김지호 기자

문동주에게 꿈의 구속이라는 시속 160km를 던지고 난 뒤 어깨에 힘이 들어간 건 아니냐고 물었다. “절대 아니에요. 상대 타자 분석에 따라 투구가 달라지는 거지, 구속을 더 올려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던지는 건 아닙니다.”

둘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과 APBC(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준우승) 등에 나란히 출전했다. 투타 핵심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 에이스’ ‘국가대표 4번 타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영광스러운 칭호”라고 했다. 노시환은 “국제 무대에 진짜 좋은 선수들 많더라. 한국에 없는 (유형의) 공도 쳐보고 좋은 경험 했다”며 “첫 성인 국가대표로 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문동주는 “(일본·대만 선수들과 맞서보니) 분위기나 환경이 한국에서 야구 하는 것과 사뭇 달랐다”며 “그걸 몸으로 경험한 게 도움이 됐다. 이제는 국제 대회에서 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두 영건의 목표는 물론 소속팀 한화의 반등이다. 둘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팬들 응원을 받은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문동주는 “기대감이 높아져 안 좋은 모습 보이면 욕하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좋은 동기 부여로 삼겠다”고 했다. 노시환은 “우린 아직 어리다. 팀의 주축으로 이끌어나갈 날이 많다. 우리도 ‘한화 왕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가을 LG가 29년 만에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러웠다고 했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6년(준우승). 우승은 1999년이 마지막이다. 둘은 “저 무대에 반드시 서겠다”고 했다. 문동주는 “팬들께 항상 올핸 꼭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계속 말해왔지만 실패했다. 이제는 꼭 현실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노시환은 “LG 팬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서 우리 한화가 우승하는 상상을 했다. 우리 팬들에게 그런 영광스러운 순간을 꼭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시환은 “타점을 많이 올리고 득점권에서 집중해서 주자를 많이 불러들이겠다”고 했다. 문동주는 “어떻게든 팀이 끝까지 승부를 겨룰 수 있게 실점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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