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효과… 죽은 LP 산업 되살아났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원 시장을 지배하면서 한쪽으로 밀려났던 LP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34세의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팝의 본고장’ 영국 등에서 이 같은 레트로(복고) 열풍을 이끌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콘서트 매출이 10억4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3년의 인물’이 됐다. 그의 이름과 이코노믹스(경제학)를 합성한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영국축음기협회(BPI)는 지난해 영국 내 LP 판매량이 590만 장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1년 전에 비해 11.7% 급증한 수치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다. BPI의 조 트위스트 협회장은 성명에서 “LP가 이끄는 실물 제품의 부활은 영국 음악 시장의 저력을 보여준다”고 의의를 짚었다.
LP 붐을 일으킨 주역은 미국 국적의 팝스타 테일러라고 CNN 등은 보도했다. 그의 노래를 담은 음원을 요즘 대세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LP 등 실물 앨범으로도 소장하려는 충성 어린 팬심과 세계적인 레트로 유행이 결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테일러는 지난해 10월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인 ‘1989′를 재녹음한 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의 LP는 발매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영국에서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LP로 기록됐다. 2014년에 발매된 이래로 가장 사랑받은 앨범으로 평가받는 ‘1989′에는 ‘블랭크 스페이스’ ‘셰이크 잇 오프’ 등 대표곡이 여럿 수록돼 있다. 지난 7월 재발매된 ‘스피크 나우’와 지난해 10월 발매된 정규 10집 ‘미드나이츠’도 판매량 10위권 안에 들었다.
미국에서도 LP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실물 앨범 판매가 급증했다. 미 레코드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1~6월) 미국 내 LP·CD·카세트 테이프 등 실물 앨범 판매량은 8억8200만달러(약 1조1382억원)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는 “한 해에 3억 장 이상의 LP가 팔렸던 1970년대의 전성기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면서도 “100년이 넘어 멸종되다시피 했던 기술이 다시 인기를 끄는 현상은 흥미롭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