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35> 조선 후기 문인화가 이하곤이 새해에 읊은 시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2024. 1.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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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과 인정은 새해 설을 중히 여겨(土俗人情重歲旦·토속인정중세단)/ 줄을 서가면서 부산하게 세배 다니네.

위 시는 조선 후기 문인화가이자 평론가인 이하곤(李夏坤·1677~1724)의 '새해 아침 장난삼아 배해체로 짓다(元朝戱作誹諧體·원조희작배해체)' 7수 중 제1수로, 그의 문집인 '두타초(頭陀草)'에 실려 있다.

그렇게 따지면 양력으로 쓴 새해 관련 한시가 없어 이하곤의 위 시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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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새해 복 받으라 축원하니

- 共道新年聊獻祝·공도신년료헌축

풍속과 인정은 새해 설을 중히 여겨(土俗人情重歲旦·토속인정중세단)/ 줄을 서가면서 부산하게 세배 다니네.(紛紛拜謁自成行·분분배알자성행)/모두 다 새해 복 받으라 축원하니(共道新年聊獻祝·공도신년료헌축)/ 올봄에는 응당 장원급제하겠네(今春應作壯元郞·금춘응작장원랑).

위 시는 조선 후기 문인화가이자 평론가인 이하곤(李夏坤·1677~1724)의 ‘새해 아침 장난삼아 배해체로 짓다(元朝戱作誹諧體·원조희작배해체)’ 7수 중 제1수로, 그의 문집인 ‘두타초(頭陀草)’에 실려 있다.

당시는 요즘과 달리 음력으로 일상을 살았으니, 시에서 ‘新年(신년)’은 사실 음력설을 말한다. 그렇게 따지면 양력으로 쓴 새해 관련 한시가 없어 이하곤의 위 시를 인용했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바란다.

해가 바뀐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세상이 변하고 AI시대가 되어도 사람은 시절과 환경에 민감하다. 그러다 보니 새해를 맞아 많은 생각을 하고 심지어 생활패턴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끊겠다’며 다짐하는 사람도 많다. 그 각오를 실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해 첫날 스스로 다짐한 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이른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해가 바뀌면 식구들과 친구·지인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서로 덕담을 한다. 위 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급제가 최고 덕담이었으니, 당연히 마지막 구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

필자의 새해 소망은 별다른 게 없다. 올 한 해도 가족들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손을 다쳐 녹차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는데, 올해는 좀 많이 만들겠다는 정도이다. 독자 여러분은 새해 어떤 것을 소망하시는지? 여하튼 모두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이하곤은 소장한 장서가 1만 권을 헤아렸다. 그는 1708년(숙종 34) 진사에 올라 정7품직인 세자익위사세마와 세자익위사부수에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고, 고향인 충북 진천으로 가 학문과 서화에 힘썼다. 여행을 좋아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두루 다녔다.

그의 그림으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춘경산수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산수도’ 등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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