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곳의 새해 증시 전망... “1순위는 반도체, 최대 복병은...”

김은정 기자 2024. 1.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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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5곳의 새해 증시 전망
“올해 코스피 상고하저, 최대 2750 될 것… 1순위 추천 반도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275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수는 상반기 증시가 하반기보다 좋은 ‘상고하저(上高下低)’ 장세를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과 미국 대선 수혜주 찾기 등 정책 변수가 상반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았고,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을 들었다.

1일 조선일보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자산 관리(WM) 담당 임원들에게 2024년 코스피 시장 전망을 설문한 결과,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증권 등 4곳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2750으로 내다봤다. 작년 말 2600선 안팎에서 움직였던 코스피가 최대 6%가량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KB증권은 상단을 2900까지 열어두며 가장 낙관했다.

5대 증권사 중 3곳은 상반기 증시가 하반기보다 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희 삼성증권 WM부문장은 “11월 치를 미국 대선 3개월 이전 시점부터 글로벌 정치·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구체화되면서 하반기 시장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유망 투자 업종, 만장일치로 반도체

5대 증권사 WM 임원들은 한목소리로 ‘반도체’를 투자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감산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과 AI(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른 전방 수요 회복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균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배분본부장은 “생성형 AI발(發) 혁신에서 한국 주식 중 실질적 수혜가 예상된다”며 “온디바이스 AI 이슈도 기대된다”고 했다.

2순위로 추천하는 업종은 각양각색이었다. 이재경 NH투자증권 PWM사업부 총괄대표는 “AI 도입으로 여유 시간이 추가로 생길 것”이라며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게임, 쇼핑 확대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화장품·의류 업종도 유망하다”고 했다. 삼성증권 박 부문장은 북미 지역 노후 인프라 교체 등으로 구조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기계 부문을 추천하며 “최근 2년간 수주 단가 상승분이 매출에 반영됨에 따라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투자 추천 지역은 미국

WM 임원들 대부분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 미국을 추천했다. NH투자증권 이 대표는 “정부 주도의 투자가 민간 투자 확대로 이어지며 올해도 견조한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형 기업부터 중소형 기업에 이르기까지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박 그룹장은 “미국은 다른 국가 대비 견고한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세로 글로벌 시장과 무관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신흥국 중에선 중국을 겨냥한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른 인도를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봤다.

KB증권 윤만철 WM고객솔루션총괄본부장은 미국 S&P500 지수가 4850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상반기 단기 조정은 예상되지만 AI 성장 기대감에 하락 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2분기를 저점으로 지수가 반등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김 본부장은 작년 미국 증시 상승을 견인한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등 대형 기술주 7개(일명 매그니피센트7)에 대해 “최고의 퀄리티 주식”이라며 올해도 주도주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복병은 11월 미국 대선

다만 가장 큰 리스크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다. 한국투자증권 박 그룹장은 “대선이 있는 해의 주가는 통상 9월이 고점”이라며 “선거 한 달 전에 변동성이 증폭되고 4분기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는 경우가 다수”라고 했다. NH투자증권 이 대표도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정부의 증시 부양책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하반기는 정책 효과가 소멸하고 미국 대선 및 중국 불황 등 대외 리스크의 확산으로 증시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비한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박 그룹장은 “유동성 개선의 기대감으로 주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상반기에는 주식 비율을 높이고, 경기 모멘텀 둔화가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안전 자산인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 이 대표는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국면이긴 하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바, 장기 채권보다는 단기 채권이 더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 김 본부장도 “성장주 투자 비율이 높은 고객은 단기 채권을 활용하는 것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약달러 예상

작년 1360원까지 올랐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올해 어떻게 될까. 증권사 5곳 중 4곳은 올해 환율이 작년보다 훨씬 안정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10~12월) 환율이 1240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KB증권 본부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제조업 기반 국가의 업황 회복 등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2분기(4~6월) 이후 원화 환율이 1300원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 김 본부장은 1200~1350원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 연착륙 환경하에서 달러가 다소 약세를 보이겠지만,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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