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93] 홍콩 청년의 망명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 공산당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침해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홍콩의 민주화와 독립을 꿈꾸며 항거하는 홍콩 주민들의 시위 또한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저항의 몸부림이 피크에 오른 것은 2019년 이른바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투쟁이다.
2019년 6월 9일 백만 명이 넘는 홍콩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런던과 뉴욕, 도쿄와 서울 등 세계 20여 대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는 9개월 이상 이어졌고 21세기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 중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시위로 기록되었다.
민주화와 사실상의 독립을 꿈꾸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은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 민주파와 독립파의 내부 분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차츰 무너졌다. 이 시위를 고비로 홍콩은 사실상 일국양제의 합의가 붕괴하고 중국 공산당에 강제적으로 예속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9년 이 시위를 주도한 스물두 살의 민주화 운동가 토니 청이 지난 27일 영국에 도착해 망명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그는 국가 분열의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어 3년 7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작년 6월 석방되었다. 석방된 후로도 그는 홍콩 정부가 허가한 학교와 숙소에서만 생활할 수 있었고 2주에 한 번 자신의 일상을 시시콜콜 보고해야 했으며 정보 당국에서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당대 팝의 여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 노래는 비록 젊은 연인들에 관한 노래지만 이 홍콩 청년의 마음처럼 들린다. “넌 더 이상 나의 조국이 아니야/ 그럼 난 지금 도대체 뭘 수호하고 있는 거지?/ 넌 나의 고향이었지만 이제 난 망명하는 중이고/ 너를 배웅하고 있어/ 이런 내용의 영화를 전에 본 적이 있어/ 이제 난 문을 열고 떠날 거야(You’re not my homeland anymore/ So what am I defending now/ You were my town now I’m in exile/ Seein’ you out/ I think I’ve seen this film before/ So I’m leavin’ out the side door).”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료사고 심의위 만든다... 필수의료는 중과실만 처벌토록
- 韓총리 “67학번인데도 입시 기억 생생…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
- IT회사까지 차려 4조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한 일당 적발
-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작년 수능·9월 모평 사이로 예상”
- “마약 투약 자수” 김나정, 필로폰 양성 반응 나왔다
- “감사 전합니다”...총리실, 칠곡 할머니 래퍼들 부른 사연
- 도로석으로 쓴 돌덩이, 알고보니 현존 최고 ‘십계명 석판’
- “타인에 노출되는 것 두렵다”... 성인 5명 중 1명 심한 사회불안 느껴
- 직무대리 검사 ‘퇴정’ 논란…대검 “75년간 이어온 적법한 제도”
- 새 경북대 총장에 허영우 교수…“세계가 주목하는 ‘초일류 대학’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