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9년 소중한 선물 받은 듯 울컥

조우리 2024. 1.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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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당선 소감

조금 멀리 왔을 뿐인데 덜컥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가슴이 저립니다. 9년이라는 응모 기간 동안의 주마등이 스칩니다. 떨어질 때마다 또다시 글을 쓰게 만드는 무언의 지표가 마음속에 있었고, 마침내 그것이 물보라를 만들어 제게는 무엇보다 좋은 스승이 되어주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시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역 백일장에 참가하기 위해 먼 길에 올랐던 학생을 미쁘게 보시고, 그날 선생님은 제게 시조집 보따리와 돌아갈 차비를 건네주시며 시조를 오래 간직하란 듯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 사랑의 마음에 내내 속으로 울었습니다. 이후에도 메일을 주고받으며 좋은 시조 작품과 함께 당신이 쓰신 작품들을 보내주시며, 우리 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셨던 분이십니다. 생활이 어려울 때에도 도움을 아끼지 않으셨던 어머니 같은 분이셨습니다. 어쩌면 시조보다 시조를 쓰시는 시인의 마음을 더욱 아끼고 동경하였던 그때, 그분의 마음이 지금도 제 곁에 많은 귀감으로 남아 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마산에 계신 선생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정수자 심사위원님께 뜻깊은 인사를 남기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님과 조카 나아에게 깊은 고마움 전합니다.

조우리

-1983년 여수 출생

-2008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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