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주내 창당 선언… 비명계 4인도 “주중 거취 결단”

윤명진 기자 2024. 1.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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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낙회동 빈손… 李 “갈길 가겠다”
오늘 신당 지지자들과 신년인사회
친명 “당대표에 사퇴 협박” 맹비난
비명 4인, 당장 신당 합류 않을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당은 기존 시스템이 있다”며 “(대표직) 사퇴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양당에 내 마음 줄 곳이 없다는 국민들은 정치적 소외계층이다. 그들이 소외되지 않게 정치 과정에 모시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탈당 후 신당 창당 계획에 쐐기를 박았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이재명 대표와의 막판 회동에서 당 대표직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모두 거부하자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첫날 신년인사회를 열고 본격 창당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의 거취 결단도 임박했다. 이들은 이번 주초 이 대표에게 통합 비대위 수용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할 예정이다. 다만 이 대표가 이미 당 대표직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탈당으로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새해부터 이어지는 탈당 러시가 자칫 분당 사태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친명 “답 정해 놓고 만났다” 비판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전날 45분간의 회동에서 입장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당에는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대표직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우리 국민이 절망적 상황을 이겨 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거듭 탈당을 만류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에선 “두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와 함께,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친명 성향의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 사퇴만 요구하는데 다른 중재안이 있을 수 없지 않겠나. 답을 정해 놓고 만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명계 초선 양이원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를 향해 “신당 창당이라는 흉기로 78%의 당원이 선택한 현직 당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협박하는 것이 가치 있는 길이냐”고 했다. 원외 친명계 모임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이 전 대표 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의 대장동 사건 관련 불법 수사자료 유출 의혹을 수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 원칙과 상식 “이번 주 내 거취 결단”

이 전 대표는 1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신당 창당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번 주 탈당과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창당 기자회견과 발기인 대회, 공식 창당대회 등 구체적인 창당 수순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행주산성은 옛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서울 방어에 큰 역할을 한 곳”이라며 “이 자리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해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과 새해 희망을 이루겠다는 목표”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4명도 이번 주 내에 탈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이날 “이번 주초 통합비대위를 수용하라는 최후통첩을 할 예정”이라며 “4인이 공동으로 행동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속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1월 2∼3일경 모여 의견을 나눈 뒤 이번 주 내로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며 “이 대표가 그대로 가겠다는데 더 이상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라며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다만 이들이 당장 ‘이낙연 신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해 12월 29일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과의 차담회에서 이낙연 신당과 관련해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함께 가냐는 질문이 있었고, 그건 아니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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