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내 동화를 읽은 아이들의 어린시절이 좀더 행복하길
‘삐삐 롱스타킹’은 어른 한 명쯤은 한 손으로 번쩍 들 정도로 힘이 장사다. 말을 타고 학교에 가고 엄마 아빠가 없어도 원숭이 ‘닐슨씨’를 어깨에 태우며 세상 씩씩하게 산다.
대학 첫 수업 때 나를 닮은 캐릭터를 소개하라고 했지만 나는 닮고 싶은 캐릭터를 말했다. 물론 수학을 못하고 주근깨 가득한 건 삐삐와 똑 닮았는데 돈을 마구 써도 상관없는 건 정말 닮고 싶었다. 삐삐처럼 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엉뚱하게 살고 싶었다.
어린 시절, 삐삐가 있어서 상처가 생겨도 아픔을 덮고 잘 놀았다. 어린이 독자들도 내 글들을 읽고 어린 시절을 조금이나마 더 잘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동극을 쓰면서 동심을 마주했고 어느덧 아동문학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괜찮은 캐릭터 만들기도 그럴싸한 서사를 이어가기도 매번 고역이지만 다가오는 봄에는 더 힘내서 가보려고 한다.
지면을 내어준 조선일보와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송재찬, 황선미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하다. 내 이야기를 쓰라고, 글쓰기의 기본을 가르쳐 주신 윤대성 선생님과 따뜻한 쓴소리를 해주시던 장성희 선생님께 존경을 표한다. 삭막한 마음에 비를 내려주고 꽃을 피워준 권정생, 윌리엄 스타이그께 고맙다.
엉성한 글에 첫 독자가 되어준 독서 교실 아이들아, 단단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자. 안산 혜윰문학단 문우들과 신현미 작가님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늘 응원해 주는 나의 절친한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배꼽을 사랑하는 아기 김은유에게도 사랑을 전하고 싶다.
김아름
-1988년 부산 출생
-서울예대 극작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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