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스마일 점퍼
조우리 2024. 1. 1. 03:00
시조 당선작
눈꺼풀 위로 쌓인 생애의 나지막이
그림자 당기면서 저 혼자 저무는 때
대머리 독수리처럼 감독만이 너머였다
녹말가루 풀어지듯 온몸을 치울 때까지
일 년에 쓰는 시가 몇 편이 되겠는가
평생을 바치는 것은 무엇쯤이 되던가
제 높이 확인하고 저려오는 가슴처럼
꽃봉오리 깊은 곳에 진심이 울었겠지
끝없이 닿는 중인데 그 끝 간 데 넘는 사람
죽었던 문장마저 혀끝으로 몰고 가서
흥건히 마른 허공 핥아 보던 나무의 피
돌이켜 떨어지는 순간 칸타빌레 붉디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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