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머릿속 질문, 큰 메아리로 돌아와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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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동안 연극의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글쓰기는 장롱면허처럼 다가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장롱면허를 가지고 길을 나선 저는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우왕좌왕했습니다.
그래서 배이비는 저에게 '질문'이었고 '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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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소감
처음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지만 돌이켜보면 제 안에서는 ‘배이비’라는 글을 통해 사람에 대한 저의 의문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이비는 저에게 ‘질문’이었고 ‘도전’이었습니다. 무대를 그려 나가는 ‘상상’이었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만 있던 질문이 허공을 치며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큰 메아리로 돌아오니 기쁩니다.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될 만큼 분주한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는 그 시간을 건널 수 있는 힘이 돼 줬습니다. 미래를 장담할 순 없겠지만 열심히 글 쓰며 나아가겠습니다.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항상 저를 응원하는 친구 병옥 씨와 아이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1973년 전북 남원시 출생 △고려대 동양사학과 졸업
현실문제 들여다보는 새 관점 제시한 작품
● 심사평
사회에 관한 관심이 약해진 것일까. 어쩌면 문명과 인류에 대한 불신이 배어 있는 것도 같았다. 또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희곡이 늘어났다. 하지만 희곡의 메타포는 타 문학과 영상 매체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어느 정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그것 자체가 관객의 심상을 자극하는 문학적 매개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구 정원’ ‘프로그래머’ ‘영의 자리’ ‘클라우드 나인’ ‘너의 냄새’ 등의 작품들이 당선작이 될 수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보습학원을 배경으로 강사와 14세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배이비’를 응원하기로 했다. ‘배이비’는 ‘흔들리는 교권’이란 흔한 이슈 드라마로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단지 이슈 탐닉으로 풀지 않고 사회생물학적 힘의 논리가 어떻게 작용해 그러한 현상이 반복되는지 살핀 것이 좋았다. 비록 작가가 의도만큼 잘 구현했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현실 사회 문제를 볼 때 도덕이나 당위를 벗어나 동물들이 하는 사회성 행동의 생물학적 관점을 새롭게 끌어들일 가능성이 보여 이를 높이 사고 싶었다. 이제 새로운 관점으로 보되, 그것을 잘 녹여 현실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꾸는 데 쓰는 것은 어떨까.
최진아 극작가(극단 놀땅 대표)·장우재 연출가(대진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2024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전문은 동아신춘문예 홈페이지 (https://sinchoon.donga.com/)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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