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시절인연 같은 당선… 계속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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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이 휙휙 달라지고 있다.
영화와 방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틱톡과 같은 매체에 자리를 잃어가고, 또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세상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영화적 장르에 맞게 구성도 제 모양을 갖췄지만 영재에 대한 동화의 마음의 행로가 비현실적이었다.
100분 내외의 영화적 구성도 잡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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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소감
살아오면서 어지간한 변화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도, 지금의 변화는 놀랍다 못해 감당이 안 될 때가 많다.
이런 역동적인 시대에 살면서 시나리오 작가는 어디에 있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시류에 발 빠르게 편승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테고, 우직하게 사는 것만이 미덕은 아닐 것이다.
당선 소식을 듣고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인생길의 모든 일에는 거기에 딱 맞는 때가 있다.
때가 되면 질문하게 되고, 때가 되면 해답이 떨어진다. 이번 당선은 내게, 그동안 해왔던 그대로, 옆을 돌아보지 말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소중한 해답을 준 동아일보사와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또 곁에서 늘 응원해준 가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온전히 내 몫만 남았다. 이번 당선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고민하며 작품 활동을 해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2024년 첫날 새롭게 시작된 울림이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다.
△1964년 서울 출생 △홍익대 미술학과 박사
울림 있는 서사… 악착같은 핍진성 놀라워
● 심사평
‘죽어도 Go!’는 세대, 젠더 간 갈등을 잘 봉합해서 좋았다. 다만 세대 갈등을 나이로만 계산하고 이야기를 풀어 가다 보니 공감대가 얇았다. ‘파파야 초콜릿’은 대사가 위트 넘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영화적 장르에 맞게 구성도 제 모양을 갖췄지만 영재에 대한 동화의 마음의 행로가 비현실적이었다. 멜로 장르를 독창적으로 쓴다는 건 쉽지 않다. ‘세기의 사랑’이 그렇다. 배경만 바꿔도 참신한 작품이 될 수 있다. 100분 내외의 영화적 구성도 잡혀 있지 않았다.
늘 그렇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시나리오는 없다. 최근 영국 버밍엄대에서 6000여 편의 영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수익을 낸 이야기는 ‘구덩이에 빠졌다가 탈출한 이야기’고, 수익성과 관계없이 관객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가난뱅이가 백만장자가 되는 이야기’였다. 또 관객들은 비극보다는 해피엔딩을 선호한다. 저마다 살기 팍팍하고 힘든 시대에 영화를 통해서나마 위로를 받고 싶은 이유겠다.
영화와 시리즈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시대에 이런 데이터도 참조하면 소재를 선택하고 작품을 기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낙선작을 포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이정향 영화감독·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
※2024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전문은 동아신춘문예 홈페이지 (https://sinchoon.donga.com/)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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