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배꼽 사라진 아이 이야기 참신하고 문장 감각 탁월

송재찬·동화작가 2024. 1.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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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부문 심사평

동화 응모작이 작년보다 늘었다. 여전히 많은 작품에서 동화에 대한 편견이 보이고,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 세계를 설정하고도 새로운 의식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작품은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후보 작품들의 장단점에 대해 긴 시간 의견을 나누었으나 완벽한 작품이라기에는 모두 허점이 있어서 소재의 참신성, 문제 해결 능력, 동화적 문장 구현 및 앞으로 활동할 가능성까지 점쳐보았다. ‘아빠의 휴대폰’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부모가 자식이 자라는 줄도 몰랐다는 이야기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중독 혹은 소통 단절을 과장해서 꼬집는 방식은 흥미로웠으나 주인공 역할이 부모의 행태를 설명하는 관찰자에 머물러 아쉬웠다. ‘빨강 마커팬’은 분명한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 설정, 누가 범인인가에 대한 궁금증까지 배치한 감각으로 보아 훈련된 작가라는 인상이 남았다. 그러나 날 선 극단의 대비와 결국 상처만 남은 해결이라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김소린 양을 찾습니다’는 큰 사건을 다루지 않고도 주인공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교실에서 투명 인간으로 취급받는 주인공이 자기 존재를 알리고자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는 이야기라 결말이 건강해 보이지만 이 정도 인물이 교실에서 그런 취급을 당하고 참기만 했다는 게 설득력이 떨어진다.

‘배꼽이 사라졌다’는 어느 날 아침에 배꼽이 사라진 아이의 사건을 능청스럽게 풀어낸 이야기다. 소재가 참신하고 문장을 운용하는 감각도 좋다. 어린이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할 수 있으나 문학적 허용 범위에서 충분히 가능한 쓰기 방식이고 문제를 대하는 시선이 흥미로워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이 작가의 활동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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