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재계<상>] 부회장·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시험대 오른 3040 젊은 오너들
지난해 연말 인사서 전진 배치…성과 위한 도전적 행보 예상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오너일가 3·4세들이 경영 일선에 배치됐다. 앞으로 30~40대 젊은 오너가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주요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으며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부터 폭넓은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 기업인들을 미리 만나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해 재계가 한층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너가 3·4세들이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회장, 대표이사직을 맡았고, 새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오너일가의 구성원을 넘어 '경영인'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후계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재계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인물은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기선 부회장은 그간 조선 경기 불황 개선과 인공지능(AI)·수소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 왔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1982년생 부회장' 타이틀을 달게 됐다. 오는 9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를 통해 새해 첫 글로벌 행보에 나설 예정으로, 향후에도 '젊은 오너'로서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며 HD현대는 물론, 조선 업계 내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선 부회장의 전진 배치는 오너가 3세들이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2세들과 기업 경영상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것이 재계 해석이다. 정기선 부회장과 함께 이름이 자주 거론된 한화가 3세 김동관(41) 한화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8월 부회장으로 승진,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까지 맡으며 아버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는 만큼, 소문난 절친 관계인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이 바다 시장을 놓고 향후 어떠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화에서는 최근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35)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성공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 담당도 새롭게 맡을 예정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40)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승진 1년 만에 최근 부회장 자리에 오른 데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이어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게 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빠르게 키웠다. 코오롱그룹은 "이규호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가치 제고와 사업 혁신을 이끌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재계에서 주목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7) 롯데지주 전무다. 롯데가 3세인 그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지주사 미래성장실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등을 이끌게 됐고, 추후 그룹의 장기 비전과 관련한 문제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던 신유열 전무는 최근 몇 년간 신동빈 회장의 주요 출장 일정에 동행했고, 지난해부터 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새해 첫 대외 행보는 'CES 2024' 현장 방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허윤홍(45) GS건설 사장이 사실상 올해 대표이사 취임 첫해를 맞는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42)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은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재계는 이들 오너가 3·4세들이 올해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대표 경영인으로서 성과를 내기 위해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 나가고,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로도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거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인물들은 경영 수업을 거쳐 이미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제 후계자로서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입지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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