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몸살’ 베네치아 “25명 이상 단체 관광·확성기 사용 금지”
과도한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과 통행 불편 등에 시달려온 이탈리아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2024년 6월 1일부터 25명을 넘는 단체 관광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AP 등이 지난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베네치아 시의회는 “베네치아 주민과 관광객 간의 균형과 공존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새 규칙을 발표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단체 관광객은 규모가 제한될 뿐 아니라 확성기 사용 등도 금지된다. 좁은 거리나 다리·통행로에 멈춰 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도 앞으로는 할 수 없다. 이 규칙은 베네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무라노, 부라노, 토르첼로 섬에도 적용된다. 앞서 베네치아 당국은 2024년 4월부터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로 5유로(약 7000원)를 부과하기로 했다.
베네치아 주민들은 코로나 팬데믹 종료 후 ‘보복 관광’에 나선 관광객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일상생활의 고통을 호소해왔다. 몰려든 관광객으로 물가가 치솟고 소음 등 문제가 심각해졌고, 1961년 13만명 이상이던 베네치아 거주민 수는 현재 5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AP는 “성수기에는 방문객이 현지인보다 두 배 이상 많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약 1300만명의 관광객이 찾던 베네치아는 최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관광 산업이 회복한 상태다.
유네스코는 2023년에 홍수를 비롯한 기후 변화 영향과 대규모 관광 등을 이유로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려고 검토했다가 일단 보류하기도 했다. 지난 1987년 부여된 베네치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자칫 위태로워질 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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