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려운 "뼈 갈아넣은 작품, 최현욱과 호흡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모신정 기자 2023. 12. 3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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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려운에게 2023년은 꽤 의미 깊은 한해였다.

지난 봄에는 SBS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를 통해 사극 로맨스를 선보인 뒤 10~20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따면 지난 9~11월에는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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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려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려운에게 2023년은 꽤 의미 깊은 한해였다. 지난 봄에는 SBS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를 통해 사극 로맨스를 선보인 뒤 10~20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따면 지난 9~11월에는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한층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두 드라마의 촬영 과정에서 또래 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한 우정을 나눴던 것도 그에게는 이후 연기 활동을 향한 큰 자산이 될 터이다. 

지난달 14일 종영한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은결(려운)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최현욱)와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다. 려운은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듣고 말을 하는 청인인 하은결 역을 연기했다. 

최근 배우 려운을 서울 마포구 스포츠한국 편집국에서 만났다. '반짝이는 워터멜론' 속 은결처럼 진실해 보이는 눈빛으로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타입이랄까. 2017년 작 '사랑의 온도'로 데뷔했으니 어느새 데뷔 7년차. 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소녀의 세계', '인서울 시즌2', '오! 삼광빌라!', '18 어게인', '어른연습생',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꽃선비 열애사'  등에 출연하며 방송 짬밥을 먹을대로 먹었는데도 마치 막 대학 졸업한 사회 초년병처럼 떄묻지 않은 순수함이 엿보여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했다. 려운은 내년 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의 출연을 확정해 스타 대열에 성큼 다가섰다.

배우 려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 처음에 회사에서 대본을 읽어 보라고 주셨다. 카니발에서 1~2부 대본을 읽는데 너무 몰입이 잘 되더라. 2부 마지막에 아버지와 은결이 다투는 장면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그떄 '이 작품은 감독님을 꼭 뵙고 어떻게 해서든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따. 회사에 너무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감독님을 뵙게 됐고 출연하게 됐다.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 손정현 감독님과 만나 대화도 나누고 대본을 읽어보는 과정도 거쳤다. 

- 손정현 감독께 은결 역 캐스팅 이유에 대해 들은 것이 있나. 

▶ 감독님께 한번 여쭤본 적이 있다. 은결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신뢰가 가야 되는 역할인데 제 눈빛과 목소리에 신뢰감이 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캐스팅하셨다고 들었다. 

- 은결 캐릭터 디자인을 처음 어떻게 했는지도 궁금하다. 

▶ 은결이는 사실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수어도 준비해야 되고 기타도 준비해야 됐다. 이 친구가 코다 소년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수어를 자기 말처럼 썼을 테니 굉장히 능숙하게 잘 해야 되는 건 기본이었다. 기타도 천재 기타리스트여서 어설프게 치면 안됐다. 처음엔 걱정이 많기는 했다. 왜냐하면 둘 중 한 가지라도 못 해버리면 작품에 몰입도를 방해하게 되는 것이기에. 그래서 겁이 났지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보자 하고 엄청 준비를 했다. 대본 숙지는 기본이었다. 

배우 려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수어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 수어가 어순도 다르고 그래소 손에 익도록 하기 위해 애를 썼다. 평상시 집에서도 계속하고 자기 전에도 꼭 연습했다.  최대한 연습을 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할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도 접목을 시켰다. 다행히 대본이 이미 나와 있었고 꼭 써야 하는 수어들이 정해져 있었기에 제가 연습만 잘 하면 됐다. 진수완 작가님이 너무 대본을 잘 써주셨기에 감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몰입이 잘 됐다. 

- 명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장면이 생각나나. 

▶ 아버지와 함께 했던 2부 마지막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정적인 준비는 충분히 돼있었다. 리허설을 할 때도 힘들 정도로 몰입이 잘 되더라. 연습할 때도 혼자 많이 울어서 그냥 내일 현장에서 잘 임하자고 생각했다. 수어가 혹시 감정을 방해할까봐 미친듯 연습을 했었다. 내 말이 감정 때문에 빠르게 나갈 수도 있는데 수어가 못따라가면 안되니 손에 붙도록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막상 어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 

- 코다분들에 대한 인터뷰나 취재를 따로 한 것이 있나. 

▶ 실제 만나뵙지는 못했고 유튜브나 '코다'라는 영화를 참조했다. 저희 자문 선생님들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분들과 소통하며 많은 걸 여쭤보고 소스도 얻었다. 

- 농인과 코다를 주인공으로 하는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기획 자체가 매우 용감하고 멋진 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 배우들끼리도 참 좋은 기획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많은 분들이 아직 코다라는 단어를 잘 모르는 상황 아닌가. 저도 이번에 코다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고 농인분들에 대한 관심이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생겼다. 드라마의 취지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배우 려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극중 설인아와 키스신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

▶ 키스신 때 색다른 에피소드가 있었다. 정말 굉장히 시골 마을의 논밭 한가운데서 설인아 누나와 키스신 촬영을 했다. 빛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 미술팀 스태프분들이 벤치도 설치하시고 조명도 가로등처럼 세팅을 해놓으셨다. 계절이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였는데 벌레가 너무 많았다. 입만 열면 벌레가 눈으로 입으로 다 들어오더라. 두 사람이 처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어서 예쁘게 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벌레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스태프분들이 선풍기로 벌레를 날려주셔서 겨우 촬영했다. 좀 더 몰입했다면 더 예쁜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셨더라. 

- '꽃선비 열애사' 때 신예은과도 여러번 키스신이 화제를 모으지 않았나. 

▶ '꽃선비 열애사' 때는 신예은 배우와 3~4번 키스신이 있었던 걸로 기억난다. 신예은 배우는 정말 똘똘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다. 함께 호흡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 려운에게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무엇을 남겼나.

▶ 너무 많은 것을 남겼다. 우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  저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과 처음으로 제대로 호흡을 이뤘다. 그동안 항상 선배님들, 형들과 연기하다가 이번에 동생들과 처음 해봤다. 이전 작품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뼈를 갈아넣은 작품은 처음이다. 쉬는 날 없이 수어 연습을 하고 기타 레슨을 가며 촬영했다. 그만큼 은결이가 너무 좋았고 이 작품이 너무 좋았다. 정말 은결이가 잘 표현되길 절실하게 바랐다. 

그 정도로 뼈를 갈아넣은은 작품이었고 나중에 항상 생각이 날 것 같다. 

배우 려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최현욱, 신은수, 설인아와 호흡한 소감도 궁금하다. 

▶ 최현욱 배우는 동생과 제대로 호흡하는 게 처음이어서 처음에는 어색하면 어떻게 할지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현욱이가 먼저 살갑게 다가와줘서 쉽게 친해졌다. 최현욱은 정말 다정하고 쾌활한 친구다. 현욱이는 저와 연기 스타일이 전혀 다른데 저에게 없는 점을 그 친구가 많이 가지고 있었다. 저는 촬영 전 모든 것을 계산하고 준비해 가는 스타일이기에 현장에서 유연함이 부족했다. 애드리브도 잘 안나오는 편이었다. 현욱이는 날것 같은 연기를 펼치는 스타일이다. 함께 하면서 좋은 애드리브도 나오고 좋은 시너지를 내게 되더라. 그런 점들을 현욱이에게 많이 배웠다. 설인아 누나는 경력이 많으시다보니 저를 노련하게 잘 이끌어줬다. 매번 장면을 더 풍부하게 만들수 있었다.

신은수 배우는 눈빛의 서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기에 말 한다미 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어린 친구지만 신은수 배우에게서도 많은 걸 배웠다. 

-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연기학원을 다니고 있다는데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때부터 고향인 전주에서 서울로 연기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연기연습을 했다. 연기를 처음 접하고 도파민이 펑펑 터지더라. 그때 뮤지컬 공연도 올려보고 소극장에서 우리끼리 돈을 모아서 공연도 해보면서 정말 연기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막상 소속사에도 들어가고 오디션을 한참 보러 다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거다. 각종 오디션에서 100번도 넘게 떨어졌다. 데뷔 초반에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현장에 가는 것도 굉장히 두려웠다. 금전적으로도 어려워지고 아버지가 아프시기도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 연기자가 천직이라고 느낀 계기가 있다면.

▶ 그러다가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 생각이 들더라. '제대로 정신 차리자' 생각하고 아침마다 명상도 하고 평소 안 읽던 책도 읽고 하다가 오디션에 붙었던 작품이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라는 작품이다. 그때 이후 계속 연기를 해오면서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연기가 너무 좋아지더라. 이 직업을 너무 사랑하게 됐고 지금은 꼭 톱스타가 되지 않더라도 이 직업을 오래도록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 작품 출연 분량 등과 상관 없이 좋은 캐릭터이고 좋은 작품이라면 꼭 참여하고 싶다. 지금 가진 목표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다. 시청자분들이 작품 속 려운을 꼭 기억하실 수 있도록 해내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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