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새해 분위기 띄우기...美 견제 속 경제 살리기 숙제

[앵커]

중국은 일상회복 이후 새해맞이 행사를 재개하며 연말 분위기를 띄우는 중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견제와 압박 속에 디플레이션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숙제가 가볍지 않습니다.

이번엔 중국으로 가봅니다.

강정규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의 세밑 표정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올해 초 제로코로나 폐지와 일상 회복 이후 처음 맞는 연말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제대로 열지 못했던 새해맞이 행사들이 재개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새해 하면 폭죽을 빼놓을 수 없죠.

그동안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선 화재 위험과 매연 발생 등의 이유로 불꽃놀이를 엄격히 금지해 왔는데요.

며칠 전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폭죽 판매와 불꽃놀이를 전면 금지한 규정은 수정돼야 한다고 발표해 논란에 불을 댕겼습니다.

중국인들은 폭죽이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고 있어서 반응이 뜨겁습니다.

[베이징 주민1 : 아무래도 불꽃놀이가 하고 싶죠. 그래야 연말을 보내는 맛이 있잖아요. 중국 민족의 전통은 터뜨리는 것이죠!]

[베이징 주민2 : 사람들이 폭죽을 터뜨리지 않아서 쥐 죽은 듯 조용하면 한 해를 보내는 재미가 없잖아요?]

[앵커]

중국의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일상회복 이후에도 경기 활성화는 더뎠습니다. 새해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올해는 중국의 일상회복 원년이자, 시진핑 집권 3기 원년이었습니다.

시 주석은 그제(29일) 국정자문기구인 정치협상회의 신년 다과회에서 연초에 세웠던 5% 성장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나 직접 만나 본 베이징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베이징 주민3 : 그건 숫자일 뿐입니다. 실제 서민들의 솔직한 느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베이징 주민4 : 새해에도 별다른 전망이란 게 없어요. 매년 좋아지길 바라지만, 실제 어떨진 알 수 없죠. 덜 헤매길 바랍시다.]

최악의 청년 실업과 부동산 위기 속에 내수도 침체해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분리 압박 탓에 수출도 예전만 못하고, 해외 자본 이탈 현상도 뚜렷합니다.

시진핑 집권 3기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3중전회'가 이례적으로 해를 넘겼는데, 그만큼 새해 경제도 녹록지 않을 거란 신호로 읽힙니다.

[앵커]

한중 관계는 물론 세계 정세와 글로벌 경제에 큰 변수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중 간의 전략 경쟁이죠. 베이징에선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시진핑 주석은 오늘(31일) 신년사를 통해 지금 세계엔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곳이 있다며 평화와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동에서도 전쟁이 터진 가운데 새해 대선을 앞둔 미국과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중국의 선택은 '전술적 화해'였습니다.

그러나 '전략적 대결' 구도엔 변화가 없습니다.

일극 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다극 체제를 추구하는 중국 사이의 힘겨루기가 수십 년 이상 장기화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을 대표로 한 양대 진영이 전 세계 공급망을 반분할 경우 무역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이른바 '신냉전 기류'가 뚜렷해질수록 핵을 쥔 북한의 운신 폭이 넓어지면서 한반도 문제 해법도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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