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 0시 광화문에 뜬 ‘태양’...10만 인파 소망 빌었다
“5, 4, 3, 2, 1, 0!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1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이 울리며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타종에 이어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지름 12m의 태양 모양의 구조물 ‘자정의 태양’도 LED 조명을 환히 비추며 희망찬 새해를 기원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보신각 주변과 세종대로 일대에는 시민 10만여명(지자체 추산)이 운집했다.
보신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씨 등 시민 대표,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33번에 걸쳐 제야의 종을 쳤다.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추운 날씨에 두터운 패딩에 털모자 등을 쓴 시민들은 이날 가족과 친구, 연인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동시에 건강과 사업 성공 등 다양한 새해 소망을 빌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조민철(33)씨와 허도은(34)씨는 이날 10살, 8살 두 딸과 함께 보신각을 찾았다. 허씨는 “가족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 잘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 시흥에서 온 강옥남(48)씨는 자녀인 문지우(14)양과 문강우(12)군과 양손을 꼭 잡고 있었다. 강씨는 “새해에도 아이들이 무탈하게 학교 생활을 잘 하는 게 새해 소망”이라고 했다.
충북 청주에서 온 정지환(19)군은 “내년에 대학 뮤지컬학과에 입학한다”며 “내년에 열심히 연습해서 졸업 전에 프로 공연 무대에 서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정군과 함께 온 변승우(19)군은 “내 친구가 멋진 배우가 되는 게 바로 새해 소망”이라며 웃었다.
대전에서 온 이승현(27)씨는 “올해 초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아직 구독자가 적다”며 “내년에는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 수가 확 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월 콜롬비아에서 서울로 여행을 온 뒤 계속 머무르고 있는 알렉스 가르시아(45)씨는 아내와 함께 보신각에서 새해를 맞으러 왔다. 가르시아 씨는 “한국에서 처음 새해를 맞는데 번쩍이는 야경과 전통적인 건물 양식이 어우러져서 멋지다”고 했다. 가르시아씨는 “콜롬비아에는 새해를 맞으면 12시 종이 울릴 때 포도 한 알씩 먹는다”면서 “타종을 들으며 포도를 먹으려고 일부러 싸왔다”고 했다.
올해는 보신각 타종식과 함께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지름 12m의 태양 모양의 구조물 ‘자정의 태양’의 점등식도 진행됐다. 서울시는 ‘자정의 태양’에 설치된 200여개의 LED 조명을 밝히고 폭죽 1000여발을 터뜨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자정의 태양’에 설치된 200여개의 LED 조명이 켜지고 폭죽 1000여발이 발사되자, 시민들은 “우와” “대박” 같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창밖 너머로 장식물이 보이는 24시간 카페에는 친구, 연인들과 함께 점등식을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였다. 대학생 박모(27)씨는 “근처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마감하고 광화문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귀가하고 싶어 여자친구와 4시간 동안 기다렸다”며 “새해에는 취업에 꼭 성공했으면 한다”고 했다.
경찰과 서울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인파 관리 대책을 집중 마련했다. 경찰은 인파 관리를 위해 종로·남대문경찰서 450명, 경찰 기동대 34개 부대 등 총 2490여명의 경력 인원을 투입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도 직원과 교통관리 요원, 안전관리 요원 등 지난해의 약 2배 수준인 안전 인력 1100여명을 투입했다.
시는 행사 종료 후 안전한 시민들의 귀가를 위해 전날 오후 11시부터 1일 오전 1시까지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시키기로 했다. 시민들은 인근 종로3가역이나 을지로입구역으로 나눠 귀가하도록 했다. 지하철과 버스는 이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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