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디펜스+공격 '쫄깃했던' 현대건설...남은 과제는 "좋은 마무리"
(MHN스포츠 삼산, 권수연 기자) "와, 대박. 너무 잘한다" 3라운드 불의의 독감으로 앓는 동안, 자신의 빈 자리를 훌륭하게 메운 후배 김사랑에게 김다인은 박수를 전했다.
3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대결에서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19)로 꺾었다.
이로써 누적득점 47점을 쌓은 현대건설은 42점인 흥국생명과 거리를 넓게 벌렸다. 직전까지 승점 2점 차로 이 날 경기가 1위 탈환의 분수령으로 점쳐졌지만, 현대건설은 압도적인 수비력과 균형이 잘 잡힌 공격편대 활용으로 흥국생명의 앞을 완벽히 가로막았다.
현대건설은 직전 3라운드 백업 세터 김사랑 체제로 흥국생명을 꺾었기에 이 날 사기는 사실상 고조에 달해있었다. 당시에는 김다인이 독감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 날은 문제없이 김다인이 경기를 이끌었고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다인의 표정은 개운했다.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3라운드 때 (김사랑의 운영으로) 팀이 이겼을 때는 그냥 너무 기뻤었다"며 "이후에 그러고나서 다음 경기에 좀 부담이 됐다. 회복할 시간도 적었고, 기업은행전에 복귀할때도 조금 부담됐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몸이 더 무거워지니까 가볍게 1점, 1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후배 김사랑의 준수한 활약을 보는 것은 그에게도 남다른 즐거움이었다. 김다인은 당시 '김사랑의 경기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와, 대박. 너무 잘한다"로 솔직한 소감을 대뜸 던져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그때 김사랑에게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오늘 경기같은 경우는 사실 (이겨서) 기분이 좋긴 한데 서른여섯 경기중에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각오를 다졌다.
리베로이자 팀의 주장인 김연견 역시 이 날 준수한 디그(27 시도, 22 성공, 세트당 7.33, 성공률 30%)로, 리시브로 팀을 받쳐낸 위파위와 함께 팀워크의 주요 토대로 활약했다.
김연견은 "지난 경기에 수비가 잘 안됐다고 생각했는데, 자세를 바꿨더니 오늘 경기가 잘 됐다"며 "이전에는 제가 수비할때 자세가 좀 들려있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손도 앞에 더 나와있어야 하는데 뒤로 뺀다던가. 그런 점 때문에 좀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흥국생명과 투탑 체제가 6라운드까지 유지된다면 두 팀이 봄배구에서 맞닥뜨릴 확률이 가장 높다. 김다인의 눈 역시 봄배구를 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19-20시즌과 21-22시즌, 봄배구를 가지 못한 채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끝냈고 22-23시즌은 야스민의 부상 하차로 인해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매듭'을 향한 팀원들의 열망은 남다르다. 김다인은 "저희가 2년간 마무리가 좋지 못했기에 선수들끼리 '지금 (성적)은 의미가 없다'는 말도 많이 나눈다. 마지막까지 잘 끌고가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마지막 6라운드까지 잘 치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 (김)연견 언니랑 (양)효진이 언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우리는 잘 믿고 따르면 되니까 좋다"고 전했다.
처음 맡는 주장직이 부담될법도 하지만, 김연견은 담담하게 본인의 의무를 받아들였다. 그는 "그 전에는 제가 저 할 것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봐야한다. 사실 부담 아닌 부담도 있지만 어쨌든 해내야하는 부분이다"라며 "선수들이 워낙 말을 잘 들어주고, (황)연주 언니같은 경우는 뒤(웜업존)에서도 얘기를 많이 해준다"고 털어놓았다.
모두의 새해 목표는 일관적이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챔프전 우승까지 일궈낸다면 금상첨화다.
2023년 마지막 날, 원정경기에서 기분 좋은 '마무리'로 한 해를 닫은 현대건설은 오는 1월 5일 김천에서 한국도로공사와의 대결에 나선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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