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대선 대만 총통선거 관전포인트는

이우중 2023. 12. 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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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거의 해’ 2024년의 시작을 알리는 대만 총통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주목받는 선거로, 결과에 따라 대만해협과 동북아 지역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현재 상황은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샤오메이친 총통·부총통 후보를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자오사오캉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2파전 양상에 제3지대를 표방하는 민중당의 커원저·우신잉 후보는 1·2위와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샤오메이친 총통·부총통 후보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들쭉날쭉 여론조사… 신빙성 있나

선거가 다가오면서 앞두고 독립·친미 성향 민진당 후보가 친중 국민당 후보를 11%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왔다. 대만 인터넷 매체 ‘메이리다오 전자보’가 지난 26~28일 20세 이상 성인 13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민진당 라이·샤오 후보가 40.2%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자오 후보(28.7%)에 크게 앞섰다. 두 후보간 격차는 11.5%포인트로, 이번 여론조사 표본 오차가 95% 신뢰수준에 ±2.7%p임을 감안하면 오차범위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민중당 커·우 후보 지지율은 18.4%로 상당한 격차 속에 3위를 유지했다.

메이리다오 전자보가 앞서 지난 25~27일 20세 이상 성인 1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라이·샤오 후보 후보는 40.0%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자오 후보(28.9%)와 커·우 후보(17.6%)에 각각 11.1%포인트, 22.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들어서도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이거나 근소하게 오차범위를 벗어났지만 최근 격차가 급속도로 벌어진 것이다.

반면 국민당은 정반대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당은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통해 진행한 최신 여론 조사에서 라이·샤오 후보의 지지율은 27.2%로 허우·자오 후보의 지지율인 25.6%보다 1.6%포인트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커·우 후보 지지율은 22.4%였다. 국민당은 “특히 휴대전화를 제외한 집전화로 진행한 수치로만 볼 때, 허우·자오 후보의 지지율은 30.2%로 라이·샤오 후보(29.2%)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민중당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중당은 “커·우 후보 지지율이 28.7%로 허우·자오 후보(22.7%)를 앞섰고 라이·샤오 후보(31.7%)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내부 참고용으로 이번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며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사용해 1241개의 유효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라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 격차가 나타나면서 민진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만 연합보는 지난 2020년 당시 차이잉원 총통이 817만표라는 고득표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대선 당시 청년, 농어민, 노동자 계층, 의료계 종사자 등에게 약속한 각종 정책이 지켜지지 않아 이들이 민진당에 불만을 품은 채 침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표심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침묵하는 이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지느냐가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오른쪽 두 번째)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각) 타이베이에서 선거 운동을 하면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타이베이=AP뉴시스
◆중국 개입은 변수 아닌 상수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결과가 도출되면서 중국 당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이른바 ‘대만해협의 중간선’ 같은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군은 일체의 필요한 조치를 통해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 체결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으로, 양국은 한동안 이 선을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겼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28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섬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22대와 중국 군함 4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젠(J)-11 전투기 2대, 젠-10 전투기 6대, 수호이(Su)-30 전투기 2대, 윈(Y)-8 전자전기 1대, BZK-005 무인기 1대 등 1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과 연장선인 북부, 중부,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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