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제3 지대'...거대 양당 기득권 깨나?

안윤학 2023. 12. 3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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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못지않게 또 다른 승부처로 주목받는 건,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중도 또는 무당층 유권자들의 민심과 선택입니다.

이른바 '제3 지대'가 꿈틀대는 배경이기도 한데, 이번엔 특히 이준석·이낙연, 두 거대 양당 출신 전직 대표들이 신당의 발원지이란 점에서 그 파급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제3 지대론'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였습니다.

'개혁신당'을 기치로, 탈당을 선언하고 거대 양당 체제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27일) :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하겠습니다.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제가 부정하고 시작하겠다는 말씀을….]

분열의 원심력이 커진 건 야권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반민주'로 규정하고, 창당할 결심을 굳혀가고 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8일) : 대한민국이 위기에 직면했는데, 지금의 양당 정치가 그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위기를 오히려 심화하고 있습니다.]

내부 주도권 다툼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중도·무당층 비율이 30%를 웃도는 등 양당 독주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한 게, 거물급 인사들의 출전을 재촉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역대 성공 사례는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신당이 넘어야 할 산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선거를 치를 자금과 탄탄한 지지기반을 가진 현역 의원들의 참여가 부족해, 바람몰이할 세력으로 발돋움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특히 당내 비주류 의원들마저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이낙연 전 대표는 더더욱 '홀로서기'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박지원 / 전 국정원장 (27일, YTN 출연) : 광주·전남 후보자 누구도 이낙연과 함께하지 않고, 호남 사람들도 이낙연을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른바 '공천 학살'이 현실화하면 '탈락자 합류'로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는 있지만, 핵심 지역기반이 아직 불확실한 건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소입니다.

옛 국민의당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석 돌풍을 일으킨 토대는 바로 호남이었습니다.

[안철수 / 2016년 당시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 호남에서도 야권 재편이 돼야 한다는 의사가 이번 투표에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야 선거제 협상이 소수 정당에 불리한 과거 병립형 회귀로 결론 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거대 양당이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벌인다면, 신당 선택 시 따르는 유권자들의 '사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7일) : 대한민국은 앞으로 미래 희망을 갖기가 어려운 나라처럼 비치고 있습니다. 창당하는 여러분께서 국민에게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그래서 이미 제3 지대로 뛰어든 금태섭· 양향자 등 전현직 의원들과 연대하거나, 아예 이준석-이낙연 두 사람이 손잡아 '빅텐트'를 펼쳐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27일) : 최근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여러 인사와 교류하면서 사실 국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분을 만나고 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8일) : 정치인이 당적을 옮긴다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결단입니다. 그분께서도 큰 고통을 겪으셨겠구나, 생각합니다.]

다만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정치적 노선이 명확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빅텐트'에 부정적인 시선은 걸림돌입니다.

'반명·반윤'을 내세워 느슨한 선거 연대를 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구태 정치·선거 공학'으로 비판받을 공산이 작지 않습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거대 양당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큰 한국 정치 특성상 30%대 부동층만으로 신당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제3 지대에 실제 표를 던졌을 때, 유권자들 스스로 '정치와 민생에 희망이 있겠다'고 느낄 만큼 확실한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YTN 안윤학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지윤경

YTN 안윤학 (yhah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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