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된 여성에 ‘몹쓸 짓’…의사 800명 성범죄 적발

[앵커]

최근 5년간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의사가 8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같은 범죄 의료인의 면허를 규제하는 법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한계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물에 취해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했던 건 40대 의사 염 모 씨였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마약류 처방 혐의로 염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하던 중 성범죄 혐의도 확인했습니다.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 10여 명을 불법 촬영하고 일부 환자는 성폭행한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올해 초에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 교수가 전공의와 간호사 등 10여 명을 상습 성추행 또는 성희롱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성범죄로 검거된 의사는 최근 5년 동안 8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죄 유형별로는 '강간·강제추행'이 80%를 넘었고, '카메라 등 불법 촬영'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의료인 면허 규제는 최근 강화됐습니다.

11월 시행된 개정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이 모든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됩니다.

9월부터는 의식이 없는 환자를 수술하는 의료기관은 CCTV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남아 있습니다.

수술 전 요청한 경우만 촬영이 되고, 영상 열람과 제공 또한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이나금/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 "열람하는 것도 수술에 참여했던 의료진들이 다 동의를 해야만 열람이 가능하거든요."]

여기에 영상 보관 기간도 30일에 불과해 증거 수집이나 증명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 제작: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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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