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란한 해였다

2023년 EPL서 전반기 유효슈팅 12개 중 ‘10골’ 기록, 팀 득점의 43% 직접 관여 눈부신 활약

사진 울버햄프턴 홈페이지 캡처

‘코리안 가이’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시즌 3호 도움으로 2023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황희찬은 31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에버턴전에 선발 출전해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3연승을 질주한 울버햄프턴(8승4무8패)은 승점 28점으로 11위를 지켰다. 반면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FFP) 위반으로 승점 10점을 삭감당한 에버턴(8승2무10패·승점 16점)은 3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17위가 됐다.

황희찬은 최전방 골잡이로 선발 출전해 자신을 둘러싼 건강 문제를 불식시켰다. 그는 직전 경기인 브렌트퍼드전에서 멀티골(2골)을 기록하고 허리 통증으로 전반 종료 직전 교체된 바 있다. 에버턴전에선 득점은 없었지만 도움으로 제 몫을 해냈다. 1-0으로 앞선 후반 8분 마테우스 쿠냐에게 완벽한 패스를 배달해 추가골을 도왔다. 득점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후반 14분 드리블 돌파로 수비를 따돌린 뒤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췄고, 후반 27분에는 기가 막힌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갈랐는데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황희찬은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으나 이번 시즌 활약상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EPL에서만 무려 10골로 지난 2시즌간 쌓아온 8골을 뛰어넘었다. EPL 사무국도 황희찬이 전반기 유효슈팅 12개 가운데 10골을 기록한 것을 집중 조명했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의 EPL 득점 가운데 43%(30골 중 13골)에 직접 관여했다. 이 비율은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49%)와 본머스의 도미닉 솔란케(48%)에 이은 3위다. 울버햄프턴 내부에선 황희찬의 2023년 EPL 득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가 2022~2023시즌 하반기 3골을 더해 올해 EPL에서만 13골을 득점했는데, 울버햄프턴 역사상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풀럼으로 떠난 라울 히메네스(2019년 15골)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울버햄프턴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황희찬에게 새로운 계약을 선물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낸 황희찬은 새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린다.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이다. 황희찬은 1월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로 이동해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