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휜 2023, 가계부 돌아보니
[앵커]
이번엔 올해 우리 경제 결산합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이른바 3고에 서민들은 고군분투했습니다.
나이테를 보면 그 나무를 잘 알수 있듯이 서민들의 가계부를 보면 올해 우리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꿀딸기 가져가요~ 맛있는 꿀딸기."]
신중하게 장을 보고, 뭘 샀는지는 가계부에 꼼꼼하게 입력합니다.
5년째 쓴 가계부에는 여행 기록과 좋아하는 음식, 보험료 지출까지 25살 김소진 씨의 삶이 담겨있습니다.
[김소진 : "(올해) 가장 달라졌던 건 아무래도 여행 비용이 가장 많이 늘어났더라고요.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많이 못 다니니까."]
뉴스를 보지 않아도 물가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김소진 : "작년에는 제가 (먹는 데) 회당 4만 2천 원 정도 썼던 거 같고요. 올해는 4만 9천 원, 7천 원 늘었더라고요. 식비, 군것질, 음주 이런 거 다 포함해서 먹는 거."]
부산광역시에 사는 결혼 3년 차, 진유미 씨도 가계부를 씁니다.
올해 가계부에서 유독 뛴 항목은 이자 지출입니다.
[진유미 : "소위 영끌을 했거든요. 이게 또 변동금리라서, 금리가 엄청 올랐잖아요. 그래서 이거는 지금 빨리 그냥 저희가 월급을 받으면 그대로 원금을 상환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수입은 비슷한데, 이렇게 일부 항목의 지출이 늘어났다면 어디에서 씀씀이를 줄였을까.
KBS는 1,200만 명이 이용하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운영회사와 함께 무작위로 뽑은 200만 명의 소비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술을 마시거나 노래방을 가는 등의 유흥 지출은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었고, 화장품을 사거나 미용실 가는 비용도 대폭 줄었습니다.
[진유미 : "길게는 석 달에 한 번씩 미용실을 무조건 방문했었는데, 꾸미고 쇼핑하고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고...."]
가계 지출의 변화는 곧바로 골목상권으로 전달됩니다.
[양성일/미용업 종사자 : "(매출이) 한 30% 정도는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물가가 올라, 그럼 물가 올렸다고 또 인건비를 올려 달래. 그럼 이거는 이제 끝장 보자는 얘기랑 똑같은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김영주/외식업 종사자 : "경기가 안 좋으니까 회사에서도 이(회식) 경비를 많이 충당을 못 하겠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예약이 전 같지 않고 많이 줄었죠."]
고용은 좋았지만 내 소득이 크게 늘지는 않았고 고물가와 고금리에 힘들었던 한 해, 그리고 자영업자들이 참 힘들었던 한 해.
올해 경제의 빛과 그림자는 정부가 내놓는 지표뿐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가계부에 녹아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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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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