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더 뉴 투싼’ 타보니…가성비·가심비 다 잡은 ‘패밀리카’, 확 바뀐 실내 디자인 ‘숨은 공간 부자’
초등생 첫째의 킥보드와 장난감, 돌 지난 둘째의 유아차, 아이들 옷가방…. 짐이 이쯤 되니 자동차 트렁크 문이 닫히지 않는다. 주말에 온 가족이 이동할 때면 조수석·뒷좌석 다리 공간까지 짐으로 가득 찬다. 오래된 ‘애마’ 아반떼를 이젠 보내줄 때다. 3000만원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구입은 부담스럽고, 2000만원대 SUV 중 ‘패밀리카’로 괜찮은 건 없을까.
지난달 16일 현대자동차로부터 준중형 SUV ‘더 뉴 투싼’을 제공받아 수도권 일대 150㎞ 주행했다. 4세대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로 지난달 8일 출시된 자동차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 주간주행등을 기존 5개(4줄)에서 4개(3줄)로 바꾸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각진 형상으로 다듬는 정도에 그쳤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존의 날카로웠던 인상이 안정감 있고 단단한 것으로 바뀌었다.
내부는 완전변경 수준으로 바뀌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원하게 느껴졌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던 버튼식 기어는 사라지고, 대신 운전대 아래에 기어 레버(칼럼 시프트)가 장착됐다. 평소 1열 중앙에 있는 기어봉(플로어 시프트)을 잡고 운전하다 보니 칼럼 시프트 조작이 불편했지만, 중앙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이 정도 불편은 상쇄될 만했다.
기어 장치들이 사라진 중앙에는 2층으로 된 ‘플로팅 콘솔’이 장착됐다. 위층에는 음료 2개를 놓을 수 있고,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가능한 별도 공간도 있다. 아래층에는 책이나 서류 따위를 올려둘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었다. 트렁크는 유아차 등 평소 싣는 짐들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였다. 적재 공간은 622ℓ로, 2열 좌석을 접으면 1941ℓ까지 늘어난다.
주행 중 실내는 조용한 편이었다. 외부 소음이 상당 부분 차단돼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뒷좌석에 탄 아이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앞 좌석 창문에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됐고,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가 추가돼 정숙성을 높였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이날 시승한 더 뉴 투싼은 1.6ℓ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8단 자동변속기가 아닌,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가 그대로 이어진 점은 아쉬웠다.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DCT는 두 개의 클러치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단수를 바꿔주기 때문에 수동변속기만큼 연비가 좋으면서도 자동변속기처럼 편리하다. 다만 저속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 잦은 클러치 조작으로 부드러운 주행이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져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변속기로 꼽힌다.
기존 투싼과 마찬가지로 후면 방향지시등(깜빡이)은 범퍼 하단에 달렸다. 지면에서 약 45㎝ 높이로 상당히 낮다. 법적 기준(35~150㎝) 내에 있지만, 극심한 정체 상황에서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변경할 때 차체가 높은 뒤차가 깜빡이 신호를 못 볼까봐 우려됐다. DCT나 후면 깜빡이가 아쉽긴 하지만, 장점이 훨씬 많은 차량임은 분명하다. 가격은 2771만원부터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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