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떨어진 한국, 새해 성장률 2% 넘을 수 있나
반도체 업황 개선·수출 증가 기대감에도 ‘반등 폭 제한적’ 회의론
한은·국제기구, 2% 초반 전망…민간에선 ‘2년 연속 2% 미달’ 경고
2023년 한국 경제는 1.4% 성장했다. 건국 혼란기와 석유파동, 외환·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제외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2024년은 이보다는 더 나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확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감안하면 반등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새해를 맞아 그해의 경제정책방향(경방)을 발표하는 것은 기재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앞서 “(경방은) 민생경제 회복, 잠재 리스크 관리, 역동경제 구현,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 강화 등 4가지 방향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관심은 정부가 내놓을 2024년 경제전망에 쏠리고 있다. 지난 7월 기재부는 하반기 경방 발표에서 2024년 한국 경제가 2.4%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저하고’로 고대했던 하반기 회복세가 더디고 약했던 만큼, 2024년 경기전망도 어둡고 약하게 평가하는 분석들이 늘었다. 지난 11월 말 한국은행은 중간 시나리오 성장률로 잠재성장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인 2.1%를 제시했다. 2월에 2.4% 성장을 전망했던 한은은 이후 5, 8, 11월 각각 0.1%포인트씩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다수 국제기구는 2%대 초반 성장을 관측하고 있다.
국책연구원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2024년 성장률을 각각 2.2%, 2.0%로 예상했다. 2023년보다 나은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경기가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간에서는 이보다 더 어두운 예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경제인협회는 2024년 한국 경제가 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봤다. LG경영연구원의 경우 상반기 1.9%, 하반기 1.7% 성장하면서 연간으로 1.8%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회복이 관건인데 올 상반기는 좀 부진하더라도 하반기에 빨라질 수 있다”며 “내수도 금리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상저하고 흐름이 예견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2.0~2.1%에서 조금만 삐끗하면 1.8~1.9%니까 1%대 성장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다만 “지금 예상 가능한 2024년 대외 여건을 본다면 1%대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이창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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