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 모인 시민들 "청룡처럼 힘있는 한 해 되길"

김남희 기자 2023. 12. 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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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 일대 10만명 운집 예상
경제 회복·사업 성공·건강 기원
12시 타종 이후 K팝 공연 예정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31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제야의 밤 타종행사 관계자들이 우비를 입고 작업하고 있다. 2023.12.3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이승주 기자 = "내년에는 경제가 좋아지는 해였으면 좋겠다. 전쟁도 끝나고 세계적으로 회복되는 한 해이길 바란다."

2023년 마지막 날인 12월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러 온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신상우(29)씨는 "올해는 경제적으로 힘든 해였는데 내년에는 경제가 좋아지는 해였으면 좋겠다. 전쟁도 끝나고 세계적으로 회복되는 한 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다. 화를 인터넷에 표출하다 보니 안 좋은 일도 많았던 것 같다"며 "내년이 청룡의 해인데 하늘을 날아다니는 용이 확 올라가는 느낌"이라며 희망찬 새해를 소망했다.

학생들은 다가올 2024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조수민(17)양은 "여전히 중학생 같은데 고등학생 2학년이 된다는 게 걱정스럽다. 이제 수능 공부도 해야 하니까"라며 "고 2는 고등학교에서 중심이 돼 활동하는 학년인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희도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산에서 친구와 함께 온 이나은(19)양은 "오늘이 지나면 20살이된다. 올해 많이 힘들고 어려웠는데 원하던 대학에 합격해서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며 "내년에 제가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게 제일 기대된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원하는 건 다 이루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2023년 마지막 날인 12월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 (촬영=이승주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화성에서 딸과 함께 방문한 박수용(53)씨는 "올해는 세계가 혼란스럽고 경기도 많이 안 좋았는데, 내년에는 세계 평화가 찾아와 한국 경제도 더 발전하고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며 "소원은 우리 가족들의 건강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은 가족들과 함께 집안 어르신들을 모시고 목욕탕에 갈 거다. 우리 가족만의 연례행사"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광주에서 올라온 문인석(60)씨는 "올해 제가 딱 환갑이라 굉장히 뜻깊은 해다. 사업을 하고 있는데 매출이 올라 더욱 발전했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내년은 건강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 구리시에 살고 있는 연인 곽명섭(27)씨와 민지은(30)씨는 이직과 창업을 소망했다. 민씨는 "올해는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 내년에는 희망찬 한 해가 되면 좋겠다"며 "곧 이직을 하려고 하는데 연봉이 인상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도 잘 돼서 (나중에) 창업을 시작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둘 다 경상도 출신인데 지방 소멸 위기가 크다. 일자리도 많이 부족한데 지방도 잘 살아나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돌그룹의 공연 리허설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팬들도 많았다.

스페인에서 온 아나(21)씨는 "크리스마스는 스페인에서 보내고 얼마 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이번이 첫 방문"이라며 "엔하이픈이라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해서 공연을 보러 왔다"고 웃었다.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이정재(21)씨도 "서울에 올라온 건 처음이다. 오마이걸의 팬인데 공연이 너무 기대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수능을 다시 치는데 잘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3년 마지막 날인 12월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 (촬영=이승주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운집해 있다. 최종적으로는 보신각 일대에 10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기동대 34개부대 등 경력 249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도 지난해 2배 수준의 인력 11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오후 3시부터 세종대로와 종로대로 등 행사구간 전 차로를 교통 통제하고, 십자형태의 비상통행로를 확보했다. 또 24개 구역으로 관람장소를 세분화해 인파가 쏠리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몰리는 지하철역 출입구에서는 경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일렬로 이동해 달라. 여기는 상당히 위험한 공간이니 이동 부탁드린다"며 통행을 관리했다.

서울시경찰청 관계자는 "오후 8시30분까지 행사장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등의 사건은 아직 접수된 바 없다"며 "부상자도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제야의 종 타종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대표 12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등 총 22명이 참여한다. 시민대표로는 지난 8월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을 구조한 의인 윤도일씨 등이 포함됐다.

타종 직후에는 지름 12m의 태양 모습 구조물인 '자정의 태양'이 세종대로에 떠오를 예정이다.

뒤이어 세종대로 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새해 축하 공연이 시작된다. 현대무용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엔하이픈·더보이즈·오마이걸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heyju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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