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장애인주차 신고했더니..."휴대전화 본인 명의죠?" 되레 협박

불법 주차한 A씨, 알고보니 금융기관 종사자
"휴대폰 본인 명의냐"며 협박 발언도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벌금형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장애인 전용구역에 불법주차해 신고당한 금융기관 직원이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열람하겠다며 협박하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오토바이 배달원이나 운전자를 추적해 신고하는 유튜버 '딸배헌터'는 30일 '가짜 장애인 행세하다 걸리자 두고 보라며 협박하는 그녀'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딸배헌터는 지난 5월 경남의 모 백화점에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된 흰색 승용차의 장애인 주차표지가 3분의 2 이상 가려진 것을 발견하고 구청에 신고했다.

이어 딸배헌터는 차주 A씨에게 전화해 가려진 주차표지의 숫자와 차 번호가 일치하는지를 물었다. A씨는 대답을 회피하면서 차를 빼겠다고 답했다.

이에 딸배헌터가 "이미 구청에 신고를 했다"라고 밝히자 A씨는 당황해하며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오빠가 장애인인데 공동명의"라는 변명을 하며 신고를 취소해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딸배헌터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A씨는 "뭐 하시는 분이냐. 시민상이라도 받으려고 그러냐", "파파라치 해서 돈 버는 거냐", "살면서 본인에게 이런 게 안 돌아갈 것 같느냐" 등의 말을 쏟아내며 화를 냈다.

자리를 뜬 이후에도 A씨는 딸배헌터에게 여러 번 전화를 했고 "이 휴대폰 본인 명의냐", "(왜 휴대폰 명의를 묻는지) 알게 될 테니 기대하라"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

딸배헌터는 차주가 실수로 '고객님'이라는 호칭을 여러 번 사용한 점과 휴대전화 명의를 확인한 점을 미루어 개인정보를 다루는 직업군에 종사할 것으로 추측해 그를 고소했다.

결국 A씨는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으로 과태료 160만 원의 처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도 인정돼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을 통해 A씨는 금융기관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딸배헌터는 "놀랍게도 차주는 금융기관 종사자였다"면서 "개인정보가 상당히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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