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코가 지문…잃어버린 강아지 찾는다
내장 칩 보조 역할…시 “유기견 상당수 감소할 것” 기대
“잃어버릴까봐 칩도 삽입하고 코무늬도 등록했어요.”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10년을 맞으면서 개 코무늬(비문) 등 동물 생체인식이 등록 보조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31일 경남 창원 의창구 농업기술센터 유기동물보호소에 따르면 12월22일 기준 유기·유실견 300마리가 대기 중이다. 이곳을 포함한 창원시 유기동물보호소 3곳에는 총 740마리의 유기견이 있다.
반려동물 동록제 시행이 2023년 10년째를 맞았지만 유기·유실견 규모는 늘고 있다. 2014년 1월 시행 당시 7만9815마리였던 전국 유기견은 2019년 13만5926마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 반려견 등록 수는 2022년 302만5859마리다. 경남의 경우 17만9279마리다. 반려견 미등록 수는 통상 등록 규모보다 30%가량 더 많은 것으로 본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견은 소유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위반 시 과태료를 물게 된다. 동물 등록 방식은 체내에 칩을 삽입하는 ‘내장형’(4만원)과 칩을 목줄 등에 매달아 쓰는 ‘외장형’(1만원)이 있다. 일부 반려견 가족은 칩을 체내에 삽입하는 방식에 거부감을 느낀다. 외장형도 활동 중 분실할 수 있어 동물 등록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창원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지난 9월23일 ‘창원퍼피’ 애플리케이션(앱)을 도입했다. 개 코무늬가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정책이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앱 출시 100일가량이 지난 현재 1781마리가 등록했다. 창원시는 연간 예산 1억1000만원을 들여 전문업체에 앱의 운영·관리를 맡기고 있다.
이 앱을 내려받아 견주 인적사항과 반려견 정보를 입력하고 코무늬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된다. 창원시는 동물 등록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유기견(매년 1300~1900마리 발생)이 상당수 감소할 것으로 본다.
아홉 살 된 반려견을 키우는 유진아씨(20대)는 “가족끼리 의논해 칩도 삽입하고 코무늬도 등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무늬 등록 서비스는 현행 등록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동물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비문 2건·안면인식 2건)를 시험·검증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사업을 2024년까지 진행한다.
다만 생체인식을 활용한 동물 등록 서비스는 신뢰도를 검증할 자료가 아직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문·안면인식 등 일부 관련 기업들이 개발한 생체인식 시스템이 신뢰를 담보할 수 없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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