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축구 결산] 부흥기 맞은 한국축구...아시안컵서 기세 이어갈까?

금윤호 기자 2023. 12. 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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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KFA)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2023년은 한국축구 부흥기이자 전성기를 향한 한 해였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 한국축구를 되돌아본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로 벤투 감독 지휘 아래 역대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후 국내 축구팬들과 관계자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축구를 향한 관심이 쏟아졌고, 월드컵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월드컵 직후 오현규(셀틱)를 시작으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이 빅클럽으로 팀을 옮겼고, 조규성(미트윌란)도 K리그를 떠나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한국의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와 결별한 대한축구협회는 독일 레전드 공격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 3월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MHN스포츠 DB

이전에 맡았던 팀들과 찝찝한 결말을 수 차례 맞이하고 뚜렷한 전술이 없다는 비판 속에서 한국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출발부터 삐걱댔다. 홈에서 열린 3월 A매치 2연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한국은 6월에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9월 웨일스전까지 비기며 5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어렵사리 첫 승을 알렸다.

1승을 올렸지만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부정적 평가는 이어졌다. 당초 협회와의 계약 조건과 달리 국내보다 해외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은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비판이 쏟아졌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마저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등 자신의 뜻을 쉽게 굽히지 않으면서 논란은 계속됐다.

이후 10월 A매치에서 튀니지와 베트남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성난 민심은 바뀌었다. 기세를 몰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한국은 싱가포르와 중국을 연파했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A매치 티켓 예매 매진 사례가 속출했다.

징계 축구인 사면 철회를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은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작 협회는 그러지 못했다. 협회는 3월 28일 우루과이와의 경기 시작 직전 이사회를 통해 징계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했다.

월드컵 10회 연속 및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민심은 이를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고, 정치권까지 나서는 분위기가 흐르자 정몽규 협회장은 사면 철회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한국축구는 월드컵으로 시작된 대표팀의 호성적 영향으로 프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K리그도 흥행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제한이 풀리자 경기장에는 관중이 쏟아졌다.

2022년 평균 관중 4,000명대와 총 관중 140만 명(K리그1, 2 합계) 수준이었던 K리그는 2023년 K리그1에서 평균 관중 1만 명을 돌파하고 K리그1, 2 합쳐 300만 명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 DGB대구은행파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역대 최다 관중을 불러모은 가운데 K리그1 우승 트로피는 울산 현대가 구단 역대 첫 2연패를 거뒀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과 김영권이 각각 감독상과 MVP 트로피 주인공이 됐고, 소속 선수 5명이 시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면서 '울산 왕조' 시대를 열었다. FA컵에서는 포항 스틸러스가 전북 현대를 꺾고 1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성인 대표팀과 K리그 흥행과 함께 연령별 대표팀도 선전하면서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 대표팀은 U-20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황선홍 감독의 지도 아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은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변성환 감독이 맡은 17세 이하 대표팀도 U-17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자축구는 아쉬움을 남겼다. '고강도(높게 강하게 도전하라)' 슬로건을 내걸고 콜린 벨 감독 부임 이후 첫 월드컵인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참가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예선 독일전을 마치고 기념촬영하는 여자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KFA)

하지만 첫 경기 콜롬비아전에서 0-2로 패한 한국은 모로코에도 0-1로 일격을 당했고,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높은 세계 벽을 실감하고 돌아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3전 전승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했으나 8강에서 북한에 1-4로 패하면서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 부흥기를 맞이한 한국축구는 최고의 한 해를 뒤로 하고 2024년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 28일 최종 명단을 발표한 클린스만호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클린스만호는 한국축구 역대 최강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한국 땅을 밟는 순간부터 최종 명단 발표 때까지 '아시안컵 우승'을 잊지 않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발부터 삐걱댔던 클린스만호는 승리를 통해 성난 민심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역대급' 선수진을 구성해 아시안컵에 나서는 클린스만호가 우승 트로피를 안고 귀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표팀은 오는 6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카타르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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