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지상파 재허가 회의 돌연 취소…141곳 당분간 무허가 상태서 방송 ‘황당’

김기범 기자 2023. 12.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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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검토 등 시간 부족 이유
방통위 “불이익 없을 것”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이틀 만인 3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하려다 급작스럽게 회의를 취소했다. 지상파 방송사 허가 유효기간 만료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무허가 방송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방통위는 일단 방송사들의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는 34개 지상파 방송사 141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의결이 예정돼 있던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당일 0시쯤 돌연 취소했다. 갑작스러운 전체회의 취소와 관련해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초 지상파 방송국 재허가 유효기간이 31일 만료됨에 따라 허가 유효기간 마지막 날인 31일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려고 했다”며 “34개사 141개에 이르는 방송국 자료를 심도 있게 검토해 재허가 여부 및 조건을 결정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불가피하게 위원회 개최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은 위원회의 적정한 심의를 위한 조치이므로 원칙적으로 방송사가 기간 도과에 따른 불이익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UHD·DTV, MBC UHD, SBS UHD·DTV와 주요 민방 등 34개 지상파 방송 사업자 141개 방송국에 대한 허가 유효기간이 이날로 만료되기 때문에 재허가 의결을 못 할 경우 이들 방송국이 새해부터 방송을 중단하거나 무허가 방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이번 유효기간 만료와 관련해 방송법, 행정절차법, 행정기본법 등 여러 관계 법령 적용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관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규정을 찾아보니 방송사에 피해가 안 갈 부분이 있다고 실무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기본법에도 신뢰보호의 원칙 규정이 있고 행정절차법상에도 기간 도래에 대한 특례 규정이 있어 이를 적용해 방송사에 피해가 안 가도록 하겠다”며 “오늘 중으로 해당 방송사들에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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