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새해 주식시장에 거는 기대
지난해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기이함의 연속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차전지 관련주들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주도하게 되고, 2차전지가 최대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믿음이 주가 급등을 일으켰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가에 증권사들은 보기 드문 '매도' 의견 리포트까지 내놨지만 이미 '신앙'의 영역으로 들어선 투자자에게 애널리스트가 봉변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2차전지의 상징과도 같은 에코프로에 대한 리포트가 봉변을 당했던 애널리스트가 제출한 단 한 건뿐이라는 것도 아이러니인 듯싶다.
차액결제거래(CFD)는 주가조작 수단으로 악용됐다. 장외파생상품인 만큼 장내 주식거래에 영향이 크지 않았고, 실제로 CFD발 주가조작에 연루된 종목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을 당시 금융당국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신용매수와 비슷한 것이어서 문제는 없다"는 게 초기 반응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CFD는 주가조작 세력들이 이용하기 쉬운 '감독의 사각지대'였고, 사업을 접은 증권사들도 잇따랐다.
느닷없는 공매도 금지도 시행됐다. 지금까지 글로벌 경제환경의 급격한 악화 때만 한시적으로 취해졌던 공매도 금지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공매도 금지조치의 배경이었다.
올해 있을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무적 결정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다만 기대와 달리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들에 대한 숏커버링(환매수)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은 공매도 금지 발표 이전으로 하락할 뻔하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켜지고,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가 시행되면서 연말 랠리가 펼쳐졌다.
사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내가 가진 주식의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크다. 실적이 사상 최대치로 나와도, 매수 의견 리포트가 나와도, 대규모 수주나 공급계약이 나와도 오르지 않는 주가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 가이던스 상향 때마다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뭐가 문제냐'는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곤 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현대차 주가는 지루한 박스권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기아는 연말 마지막 거래일에야 겨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기간의 하락으로 지친 개인투자자들은 원금회복에, 줄어든 손실에, 자그마한 수익에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그러면서 "실적은 지난해 내내 좋았는데 그토록 주가가 오르지 않았던 것은 무엇 때문이고,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 뒤늦게 오르는 것은 뭐냐"고 항변한다.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다. 이들 기업의 종목 리포트는 일년 내내 호평 일색이었고, 실적은 매 분기 수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실적전망이나 업황을 보고 투자했다면 하반기 내내 마음을 졸였을 상황이다.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나왔다. AI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가 최대 수혜가 될 것이고, 2024년은 반도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이 올해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연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 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반도체 관련주식을 매수하고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모두가 기대하는 상승이 오길 바란다. 더불어 올해는 실적을, 리포트를, 수주를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상식적인 주식시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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