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사이영급 투수를 단돈 6억에 쓰다니... ATL, '오타니 1년 연봉'보다 적은 돈으로 선발진 꾸렸다

김동윤 기자 2023. 12. 3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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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크리스 세일./AFPBBNews=뉴스1
크리스 세일./AFPBBNews=뉴스1
보고도 충격적인 금액이다. 202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사이영상급 투수' 크리스 세일(34)을 단돈 50만 달러(약 6억 원)에 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1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애틀랜타로 세일과 약간의 현금을 보내고 내야수 본 그리솜(22)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애틀랜타는 아쉬운 선발진을 보강하고 보스턴은 계속 구멍이었던 2루를 메우기 위한 트레이드다.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었으나, 세일은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풀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그리솜은 2년 연속 타율 0.280을 친 기대주.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만 34세의 노장과 바꾸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나, 애틀랜타는 확실하게 연봉 보조를 받아냄으로써 밸런스를 맞췄다.

세일은 2019시즌을 앞두고 5+1년 최대 1억 6500만 달러(약 2143억 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했고 2024년이 계약 마지막 해였다. 2025년에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2024년 사이영상 투표 10위권 안에 들면 자동으로 2000만 달러(약 260억 원)의 계약이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이 있다. 올해 연봉은 2750만 달러(약 357억 원)로 보스턴은 이 중 1700만 달러(약 221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따라서 애틀랜타의 부담금은 1050만 달러지만, 여기엔 한 가지 반전이 더 있다. 세일은 계약을 체결할 당시 총액 중 5000만 달러를 2035년부터 2039년까지 1000만 달러(약 136억 원)씩 나눠 받는 디퍼 계약을 체결했다. 그 때문에 2024년 연봉 105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는 2039년에 지불하면 돼서 애틀랜타가 내년 세일에게 실질적으로 쓰는 돈은 50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실패에 대한 부담을 최소한 계약이다.

2024년 애틀랜타 선발 로테이션. /사진=폭스 스포츠 공식 SNS

이로써 애틀랜타는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의 실질적인 평균 연봉인 4600만 달러(약 598억 원)에도 못 미치는 대략 4387만 달러(약 570억 원)의 저렴한 금액으로 선발진을 꾸리게 됐다. 올해 애틀랜타는 스펜서 스트라이더-브라이스 엘더-찰리 모튼-맥스 프라이드-재러드 슈스터로 이뤄진 선발진으로 정규시즌 최고 승률(104승 58패·0.641)을 기록했다. 미국 연봉 통계 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이들 중 최고 연봉은 2000만 달러의 모튼으로 연봉조정 4년 차의 프라이드가 2160만 달러를 받을 것이 유력하고 스트라이더는 100만 달러, 엘더는 최저연봉인 77만 달러(약 10억 원)를 받는다.

여기에 50만 달러의 세일이 더해진다. 폭스 스포츠 등 다수 매체가 예상한 2024년 애틀랜타 선발 로테이션 순서는 스트라이더-프라이드-모튼-세일-엘더로 세일이 4선발로 분류되면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모두 애틀랜타가 육성과 전략의 산물이다. 애틀랜타는 지난 몇 년간 유망주 육성에서 큰 성과를 봤고, 될 성 부를 떡잎에는 일찌감치 장기계약을 제시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코어 유망주들을 지켰다. 대표적인 것이 올스타 유격수 오지 알비스(26)를 7년 3500만 달러(약 455억 원), 2023년 MVP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를 8년 1억 달러(약 1299억 원)를 잡은 것이며, 투수 중에서는 스트라이더를 6년 7500만 달러(약 974억 원)에 눌러앉혔다.

비록 세일이 잦은 부상으로 성적이 급락하긴 했으나, 7시즌 연속 올스타에 뽑히는 동안 꾸준히 사이영상 6위 안에 들었던 리그 에이스였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3번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된 세일은 그해 빅리그에 데뷔 후 통산 343경기 120승 80패 평균자책점 3.10, 1780⅔이닝 2189탈삼진을 마크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 및 사이영 컨텐더로 활약하면서 2017년에는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 214⅓이닝 308탈삼진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이때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로 사이영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해이기도 했다. 2018년에는 활약은 다소 저조했으나,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커리어가 하락세를 겪었다. 2020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2022년 오른쪽 갈비뼈 피로 골절, 왼쪽 새끼손가락 골절, 오른쪽 손목 골절을 경험했고 올해는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망쳤다. 올해 직구 구속이 전성기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헛스윙 유도 비율도 리그 상위 25%로 크게 상승하는 등 준수한 세부지표를 보여주면서 내년 시즌을 기대케 했다. 만약 세일이 내년 시즌 반등해 과거처럼 팀을 이끈다면 2025년 베스팅 옵션이 실행된다 해도 애틀랜타로서는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

크리스 세일./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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