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쓱크랩북] SSG의 2023년, 빛났던 이름 10가지

김태우 기자 2023. 12. 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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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타선을 지킨 최정 ⓒ곽혜미 기자
▲ 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그간의 과소평가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서진용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역대 첫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최종일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우승)의 환호는 오래 가지 않았다. 도전자들은 강력했고,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준비가 미흡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정규시즌 3위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뒤 어설픈 일 처리의 연속은 팬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즐거웠던 일보다는 생채기만 더 도드라진 채 2023년을 마무리했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 성적에 뒷말만 무성하게 남겼으니 좋은 성적표를 받기는 어려운 2023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2024년은 구단의 진정한 역량을 볼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이다. 여러 사건으로 어수선해진 팀의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고, 3위 이상의 성적을 넘볼 수 있는 팀으로 선수단을 정비해야 한다. 새롭게 선수단의 수장이 된 이숭용 감독, 그리고 팀 재건은 물론 팀을 둘러싼 문화까지 살펴야 하는 김재현 단장의 어깨가 무겁다. 모든 선수들과 프런트의 각오도 2024년은 더 단단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팀에는 아직 좋은 자산들이 남아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있었고, 최악의 연말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들의 가치는 재조명될 자격이 충분하다. 한편으로 2023년 빛났던 이름 10가지는, 2024년 팀의 도약을 향한 든든한 발판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상금과 트로피가 없는 것은 이 시상식의 전통이다.

올해의 타자 : 최정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진다. 명품과 같은 선수다. SSG 타선에서는 최정이 그렇다. 이제는 팀 내 최고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법도 한 나이인 것 같은데, 아직은 그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시즌 128경기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297)과 29개의 홈런, 그리고 리그 최고인 0.936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며 정상과 팀의 자존심이라는 자신에게 익숙한 자리를 지켰다. 역대 최고의 프리에이전트(FA)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최정이라는 이름을 뺀 SSG 타선은 생각하기 어렵다.

2016 최정-2017 최정-2018 제이미 로맥-2019 최정-2020 제이미 로맥-2021 최정-2022 최정

올해의 투수 : 서진용

이미 마무리 보직에서 여러 차례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직전 시즌 성적도 특별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런 서진용이 팀의 마무리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불안감을 가진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숱한 좌절과 상처를 통해 굳은살이 박인 2023년의 서진용은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세이브 숫자를 쌓아가더니, 프랜차이즈 최고의 40세이브(42세이브) 달성에 성공하며 구단 역사에 이름 석 자를 제대로 남겼다.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이 선수의 거대한 도약이자, 팀이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거대한 원동력이었다.

2016 메릴 켈리-2017 메릴 켈리-2018 김광현-2019 김광현-2020 문승원-2021 김택형-2022 김광현

▲ SSG 불펜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대분전을 선보인 노경은 ⓒ곽혜미 기자
▲ 강속구와 당찬 피칭을 앞세워 팀 마운드 세대교체의 기수로 떠오른 이로운 ⓒ곽혜미 기자

올해의 헌신 : 노경은

모두가 재기에 성공했다고 했다. 그러나 더 발전할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나이 마흔을 앞둔 선수에게는 당연한 평가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노경은은 그 상식을 깨뜨렸다. 시즌 76경기에 나가 83이닝을 던지는 등 베테랑의 관록은 물론 청춘과 같은 힘을 과시했다. 9승5패2세이브30홀드라는 화려한 성과는 단순히 운으로 따라온 건 아니었다. 특히 기록 이상의 팀 공헌도를 뽐냈다. 많이 앞서 있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때로는 뒤지고 있을 때도, 가장 어려운 타순을 상대로 팀이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에서도 코칭스태프가 가장 먼저 호출한 선수는 노경은이었다. 노경은의 헌신은 올해 SSG 불펜을 지탱한 힘이었다.

2016 채병용-2017 박정배-2018 이재원-2019 김태훈-2020 서진용-2021 장지훈-2022 한유섬

올해의 기량발전 : 하재훈

야구 경력에서 투수와 타자를 놓고 고민했던 하재훈은 리그 구원왕의 화려한 타이틀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서른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심장이 가는 방향으로 모험을 걸었다. 2022년 본격적으로 타자로 전향한 뒤 좌완을 상대로 잠재력을 보이더니,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진 공격 생산력을 선보이며 확실한 1군 타자로서의 기량을 선보였다. 비록 불의의 부상이 계속 겹치는 와중에 7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고 3할 타율(.303)과 0.842라는 훌륭한 OPS를 남겼다. 특히 시즌 막판 보여준 불꽃 타격은 그 ‘야잘잘’의 내년을 기대케 한다. 천부적인 운동 능력을 갖춘 하재훈의 전성기는 이제 다시 시작됐을지 모른다.

2016 김민식-2017 김동엽-2018 김태훈-2019 서진용-2020 이건욱-2021 박성한-2022 오원석

올해의 새 얼굴 : 이로운

처음에는 신인의 패기라고 했다. 조금 지나서는 아직 분석이 덜 된 덕이라고 했다. 부진할 때는 그럴 시기가 됐다고 했다. 신인에게 늘 따라붙는 표현들이었다. 하지만 단단한 하드웨어에 또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진 이로운은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1군에서 190일을 버틴 고졸 신인 투수는 SSG에서 실로 오래간만에 나온 경사였다. 올해 보직을 가리지 않고 50경기에 나가 57⅔이닝을 던졌고, 세대교체가 더딘 팀 마운드에 흥분되는 가능성과 미래를 쏘아 올렸다. 올해 경험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더 성장한 이로운의 등장은 2023년 최고의 수확 중 하나이자 2024년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지점이 될 것이다.

2016 김주한-2017 정진기-2018 강승호-2019 하재훈-2020 최지훈-2021 추신수-2022 전의산

올해의 수비수 : 기예르모 에레디아

파닥파닥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매력을 가진 선수였다. 외야 세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스카우트 리포트 속에 한국 무대를 밟았다. 그런 에레디아는 자신이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에 공헌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며 2023년을 마쳤다. 에레디아는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0.323의 좋은 콘택트 능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수비에서도 리그가 인정하는 기량을 선보이며 SSG의 좌측 외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직접 그라운드에서 마주치는 동료 선수들의 ‘몰표’를 받았다는 건 에레디아 수비의 내공을 상징한다. 올해 최대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에레디아의 생명력은 내년에도 인천에서 살아 숨 쉴 것이다.

2016 김성현-2017 김성현-2018 김강민-2019 김강민-2020 김강민-2021 김강민-2022 최지훈

올해의 2군 선수 : 조병현

비록 SSG 유니폼을 입고 거둔 성적은 아니었지만, 2023년 퓨처스리그(2군) 최고 선수 중 하나의 원 소속팀이 SSG였다는 것은 팀에 큰 위안이었다. 2021년 팀의 3라운드(전체 28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조병현은 1군에서 가능성을 내비친 뒤 입대했고, 올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뛰어난 성적을 남긴 뒤 다시 본대로 복귀했다. 퓨처스리그 시즌 43경기에서 2승2패17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25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특히 가면 갈수록 더 단단해지는 경기력은 2024년 전력화 기대감을 품기 충분했다. 세대교체가 필요한 팀 마운드 상황은 조병현의 전략적 가치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2017 최항-2018 안상현-2019 이원준-2020 최민준-2021 이정범-2022 조형우

올해의 재기 : 고효준

구위가 전성기만 못했을지는 모른다. 과거처럼 화려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자를 바라보는 고효준의 눈빛과 기백은 어느 순간 되살아났다. 고효준의 성공적인 재기를 상징하는 대목이었다. 지난해 정 들었던 인천으로 돌아온 고효준은 40대에 이른 나이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좌완 불펜으로 우직하게 자리를 지켰다. 시즌 73경기 출전은 그의 경력에서 두 번째 70경기 이상 출전이었고, 58이닝을 던지며 팀 불펜의 지키는 방파제 중 하나로서 기능을 다했다. 40세 이상 선수가 시즌 70경기 이상을 던진 KBO리그 역대 세 번째 사례로 남은 고효준은 이제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그의 스타일대로 불태울 준비를 마쳤다.

2016 박희수-2017 나주환-2018 한유섬-2019 고종욱-2020 윤희상-2021 한유섬-2022 노경은

▲ 에레디아는 공수 모두에서 맹활약하며 재계약에 골인했다 ⓒ곽혜미 기자
▲ 타자로서도 1군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유감없이 내비친 하재훈 ⓒ곽혜미 기자

올해의 지도자 : 박정권 코치

경험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이 부족한 점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방면에서 부단히 노력했다. 선수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려고 했고, 자연히 마음에 상처가 많은 퓨처스팀 선수들에게 말없이 티를 올려주며 아픔을 헤아렸다. 2군에서부터 열정과 냉정 사이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선보인 박정권 코치는 시즌 중반 팀 코칭스태프 개편 뒤 1군으로 올라와 부진에 빠졌던 몇몇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꾸는 등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완벽한 코치는 아니었을 것이고, 방송사 해설위원으로서의 길을 선택하며 잠시 인천과 작별을 고했지만 많은 팬들은 언젠가는 그 인연이 다시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2016 김상진-2017 트레이 힐만-2018 손혁-2019 최상덕-2020 박경완-2021 이진영-2022 김원형

올해의 프런트 : 마케팅팀

선수단에 앞서 먼저 급격한 세대교체를 겪은 SSG 프런트 조직은 시즌 종료 후 대처에서 보듯, 아직은 역량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마케팅팀은 올해 커다란 업적을 뒷받침하며 유의미한 성과 속에 2023년을 마무리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관중 동원에 성공하며 미래의 발판을 놨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더 좋아진 성적에 따른 ‘팬심’의 집결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겠으나 ‘젊은 팬심’의 수요를 간파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데 힘을 쓴 마케팅팀의 참신했던 아이디어도 빛이 났다. 유통 기업을 모그룹으로 두고 있는 야구단이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또 때로는 아기자기한 이벤트로 다가갈 수 있게끔 무게를 잘 잡았다는 평가 속에 2024년 또 다른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2016 전략프로젝트팀-2017 고객가치혁신그룹-2018 홍보팀-2019 스카우트 그룹-2020 운영팀-2021 홍보팀-2022 류선규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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