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손흥민의 '영원한 멘토' 아버지 손웅정

강지영 2023. 12.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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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감독
■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기본이 중요하다" 축구에서도 인생에서도 무엇보다 기본을 강조하는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영원한 멘토, 손웅정 감독님을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손웅정/감독 :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요즘엔 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유소년들을 가르치시고 그런 교육자로서 요즘에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 건가요?

[손웅정/감독 : 그렇습니다. 지금은 춘천에서 시간 되는 대로 아이들하고 같이 아주 운동장에서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시즌 중이긴 하지만 올해 손흥민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캡틴으로서 팀을 이끌기도 했고요. 주장이 됐을 때 어떤 말씀을 나누셨을지 손흥민 선수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 궁금해요.

[손웅정/감독 : 그냥 가장 기본이고 단순한 게. 우리 팀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네 배려. 제가 상대를 존중했을 때 저한테도 또 존중이라는 게 돌아오고 그런 데서 아주 사소한 거고 단순한 거지만 그 부분들이 커져서 어떠한 결과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앵커]

토트넘 경기 보실 때 손흥민 선수만 보실 거 아니에요. 다른 선수들은 다 백지화되고…

[손웅정/감독 : 그렇죠. 슈팅 장면 같은 데서는. 어려서 슈팅 훈련을 한 5년 넘게 했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볼 딱 잡는 순간 이제 저건 골이다라는 생각으로 흥민이 슈팅하는 거는 안 보고 골망을 봐요. 예.]

[앵커]

적당한 손흥민 존이라고 그래가지고 거기에 딱 들어가면 이건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골 들어가는 골대를 보시는…

[손웅정/감독 : 그렇죠. 골 컨트롤 하는 그 각도나 자세 보면 아 그러면… 네. 시선이 바로 골망으로 먼저 가죠.]

[앵커]

왜냐하면 수천수만 번을 보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먼저 아시겠네요. 그러면.

[손웅정/감독 : 그 위치나 각도 보면 그 연습을 정말 엄청 했거든요. 반복만한 스승은 없다고.]

[앵커]

아들이 승리하고 돌아온 날은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고 경기가 졌을 때는 오히려 좀 다독여주시잖아요. 괜찮다, 다치지 않은 게 어디냐.

[손웅정/감독 : 중요한 거는 또 지나가고 다음 경기가 있다라는 거. 내가 어려서부터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거를 하고 있다라는 그 감사함 행복함. 감사하는 순간 행복은 나오는 거니까…]

[앵커]

손흥민 선수는 지금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참 감독님의 그런 말을 참 잘 듣는 아들. 그걸 잘 실천하는 선수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손웅정/감독 : 그건 과찬이시고요. 어려서 이제 혹독하게 이제 했는데 그건 운동장에서뿐만 아니라 이 바깥 생활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잘 둘러보고 보살필 줄 알아야 된다. 영원한 건 없다. 그리고 네가 은퇴하고 나면 네 이름 석 자 불러주는 사람 없고. 절대 너 찾는 사람 없다. 항상 겸손한 태도가 가장 첫 번째다라는 얘기는 좀 해요.]

[앵커]

손흥민 선수가 그래도 말을 잘 들어왔을 것 같긴 하지만 혹시 반항했던 순간도 있습니까?

[손웅정/감독 : 반항하면 죽죠. 반항하면 죽죠. 예.]

[앵커]

혹시 그래서 운동을 게을리 안 하시는 거 아닙니까? 운동을 계속해야 아들을 그래도 무서운 아빠로 여전히…

[손웅정/감독 : 아니 그렇지는 않고요. 너 지금 이게 하늘이 주신 기회다. 소중히 감사하게 여기고 집중해서 충실하게 해야 되는 부분이다라는 얘기를 해요.]

[앵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절대 월드 클래스 아닙니다.' 이거 굉장히 또 화제가 된 거 혹시 알고 계십니까? 요즘도 그 생각은 변함…

[손웅정/감독 : 아 변함 없습니다.]

[앵커]

손흥민 선수의 인생을 90분 경기로 친다면, 비유해 보자면 지금 한 몇 분 정도에 와 있다고 생각을 좀 하십니까?

[손웅정/감독 : 지금 이제 축구를 시작하는 45분 경기 중에서 첫 킥오프를 울리는 주심의 심판 호각 신호음이라고 생각해요.]

[앵커]

전반전 딱 시작하는… 아직도 여전히 정말 에너지가 있고 왕성한. 매일 10%씩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10% 매년 이렇게 하면 이게 복리가 돼가지고 엄청나거든요. 그럼 정말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 선수가 더 그렇게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많다라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손웅정/감독 : 그리고 항상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죠. 예.]

[앵커]

재계약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에게 계속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로 기억이 될까요?

[손웅정/감독 : 저는 흥민이한테 그런 얘기를 해요. 네 일이지만 네가 판단하고 결정을 해야 될 일이지만 축구장에서 경기하는 게 행복하고 그러니 나는 은퇴 즈음에는 연봉이 하나도 없이 어떤 구단이든 네가 살아보고 싶은 도시, 네가 가서 연봉 없이 그냥 공 차고 싶은 구단 가서 공 차다 은퇴하는 모습을 좀 보는 것도 내 바람이다라는 얘기를 간혹 간간히 했어요.]

[앵커]

그때 손흥민 선수가 뭐라고 얘기한 게 있습니까?

[손웅정/감독 : 아유 그냥 뭐 (웃어요?) 예.]

[앵커]

왠지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감독님도 사람이고 너무 힘든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 아니에요. 감독님 본인 스스로도, 근데 그 시간을 지금 어떻게 다잡으려고 하셨을까…

[손웅정/감독 : 근데 아이를, 가서 이렇게 돌보면서 중간중간에 짧은 시간이지만 미래를 위해서 제 삶도 준비하고 살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한 15년 동안 책을 읽으면서 이제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이런 것들을 독서 노트를 써서 저 스스로를 좀 성장시킬 수 있는 어떤 시간을 제 스스로가 조금은 확보해야 되지 않나 그래서 그런 시간들을 보냈죠.]

[앵커]

감독님에게 좀 친구이자 힘이 되어주었던 상대는 책들이었을까요?

[손웅정/감독 : 네, 책입니다. 전자제품을 조그마한 걸 사도 그 안에 내용 설명서가 있잖아요. 근데 우리 태어나면서 인생의 안내서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 없잖아요. 저는 책 홍보대사는 아니에요.근데 책이 우리 인생의 우리 삶의 안내서라고 생각해요.]

[앵커]

아들에게 늘 하는 말 중 하나. 네가 행복하게 볼 차면 그걸로 됐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손웅정 씨는 언제 제일 행복하십니까?

[손웅정/감독 : 저요? 저는 이제 아침에 제 조그마한 아카데미 안에 제 조그마한 이제 짐이 있는데 거기서 이제 운동할 때. 그다음에 책 읽을 때. 그다음에 아이들하고 운동장에서 같이 운동할 때. 이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저는 그냥 감히 그렇잖아요. 성공의 정의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행복의 정의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성공했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를 해요. 왜 나는 부도 명예도 권력도 없는데 나는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게, 어려서부터 내가 하고 싶었던 그 축구를 난 지금까지 하고 있어. 그래서 난 성공한 사람이야 라고 자신 있게 얘기를 해요.]

[앵커]

손흥민 선수도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도 성공한 사람인가요?

[손웅정/감독 : 성공했다고 봐야죠. 자기가 좋아하는 거 잘할 수 있는 거 하고 있잖아요. (그럼 성공한 것이다.) 그렇죠. 어려서부터 저도 흥민이도 꿈이 축구였으니까 그 지금 그 꿈길을 가고 있으니까 성공한 거죠.]

[앵커]

저는 사실 최근에 이렇게 행복하십니까? 성공하셨습니까라고 라는 질문에 이렇게 바로 대답하시는 분을 정말 오랜만에 뵀습니다.

[손웅정/감독 : 또라이라서 그렇겠죠.]

[앵커]

웃으실 때 또 이렇게 너무 해맑게 웃으세요. 역시 행복한, 맞는 거 같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2024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해 소망 바람 같은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감독님?

[손웅정/감독 :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늘 감사함을 가지고 뭐 감사하는 순간 행복은 오는 거니까… 전 그렇게 생각하고 이제 흥민이 같은 경우는 늘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건강하게 뭐 다른 욕심 내지 말고 행복하게 공 차는 모습 그게 저는 바람이라면 바람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앞으로도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건강한 한 해 보내시길 바라겠고요. 멋진 감독님으로 훌륭한 아이들 키워주세요.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손웅정/감독 :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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