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 민경우, 부실검증에 끝까지 밀어붙이던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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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임명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부실한 국무위원 인사 검증으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번에도 허술한 검증에 이은 무리한 인선을 밀어붙이다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야당과 싸우는 것인지, 국민과 싸우는 것인지 한 위원장은 잠시 멈춰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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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임명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위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부실한 국무위원 인사 검증으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번에도 허술한 검증에 이은 무리한 인선을 밀어붙이다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야당과 싸우는 것인지, 국민과 싸우는 것인지 한 위원장은 잠시 멈춰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28일 민씨를 비대위원으로 선임했다. 직접 뽑은 8명의 지명직 위원 가운데 한명이었다. 곧바로 민씨가 지난 10월 한 보수단체 토크콘서트에서 “지금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됐다. 그가 과거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우수한 (일본) 제국 청년들이 국외 식민지를 개척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데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인선 이전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들었다면, 그런 무리한 인선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민 비대위원을 두둔하고 임명을 밀어붙였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좀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그는 29일 민 비대위원 사퇴를 요구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곧 찾아뵙겠다고 하고는, 오후에 임명장 수여식을 강행했다. 그는 수여식에서 민 비대위원을 “기득권층으로 변해버린 운동권의 특권 정치 청산에 앞장서주실 분”이라고 추어올리기까지 했다.
사퇴는 또 다른 막말이 드러난 뒤의 일이다. 그는 지난 2월5일 대안연대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다양성 존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막무가내로 개기잖아요”, “이것도 다양성이라고 인정해야 되냐 말이에요”라고 말한 사실이 30일 알려졌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그는 이날 저녁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번 ‘민경우 파동’은 한 위원장의 인사 스타일과 비대위 인선 방향의 특징을 도드라지게 하면서, 그에 대한 실망과 우려를 키웠다. 윤석열 정부의 1년 반 실정을 반성하며 새 비전을 제시하는 열린 정치가 아니라, 등 돌린 옛 운동권을 앞세워 야당을 때리는 것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권한을 행사한 만큼 책임도 지는 ‘여당의 정치’라기엔 너무 좀스러운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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