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도까지 빠진 안양 정관장 7연패
안양 정관장의 연말은 우울했다. 2023년 마지막 프로농구 정규경기가 열린 31일 안방에서 선두 원주 DB에 93대86으로 져 7연패를 당했다. 로버트 카터(22점 9리바운드), 정효근(17점 6리바운드), 박지훈(15점 5어시스트) 등으로 맞서며 종료 3분전 81-84까지 추격했으나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인 정관장은 이번 시즌 2라운드 초반까지 2위를 달리다 최근 15경기에서 1승14패의 부진에 빠져 7위(10승18패)로 밀려나 있다.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가 지난 18일 이후 햄스트링 이상으로 결장 중이고, ‘아시아 쿼터’인 렌즈 아반도(필리핀) 역시 부상 때문에 빠져 전력 손실이 커졌다.
이번 시즌 평균 9.5점(4.6리바운드)을 기록 중인 아반도(26·188cm)는 28일 고양 소노 원정 경기에서 다쳤다. 2쿼터 중반에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려고 뛰어 올랐다가 뒤에 있던 상대팀 치나누 오누아쿠(28·206cm)에게 밀쳐지는 바람에 공중에서 중심을 잃고 코트에 떨어졌다. 허리와 머리가 바닥에 부딪혔던 아반도는 요추(허리뼈) 3~4번 골절, 뇌진탕, 손목 인대 염좌에 따른 4주 진단을 받았다.
KBL(한국농구연맹)은 30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소노의 오누아쿠에게 ‘비신사적 행위’에 따른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경기 심판이었던 3명에겐 운영 미숙을 이유로 경고 조치를 했다. KBL은 “오누아쿠에게 출장정지까지 내릴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징계 수위가 약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13년 12월 서울 SK 소속이었던 애런 헤인즈가 KCC의 김민구에게 고의성 짙은 충돌을 해 호흡 곤란에 빠뜨리는 일이 있었다. 당시 헤인즈는 KBL로부터 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구단 측의 3경기 추가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기자 회견도 열어 고개를 숙였다.
미국 태생인 오누아쿠는 31일 통역을 통해 아반도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데도 직접 전화를 하지 않았다. 아반도는 현재 숙소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화장실에 갈 때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다. 2023 올스타전 덩크 컨테스트 우승자였던 그는 2024 올스타전(1월14일·고양)에 나가 2연속 덩크왕에 도전할 예정이었는데, 불의의 부상 탓에 무산됐다.
DB는 5연승하며 선두(23승5패)를 지켰다. 디드릭 로슨(22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강상재(22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가 44점을 합작했고, 아시아 쿼터인 이선 알바노가 18점(6리바운드 5어시스트)을 올렸다.
창원에선 홈팀 LG가 고양 소노를 79대72로 누르고 공동 3위에서 단독 3위(18승9패)가 됐다. 후안 텔로(15점 11리바운드)가 공격을 이끌었다. 소노는 오누아쿠(26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분전에도 패배하며 8위(9승18패)에 머물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