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내 딸, 어떻게 지내니”…꾹꾹 눌러쓴 손편지 답장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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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인데 이메일이 아니라 펜으로 꾹꾹 눌러 손편지를 적는다.
고민거리를 삐뚤빼뚤하게 적어 보내오면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답장을 쓸 편지를 고르고 손수 진심을 담아 보낸다.
"운동을 전공한 젊은이의 진로 고민 편지를 보니 제 아들과 비슷한 경험이었어요. 애틋한 마음에 토닥토닥해주는 마음으로 답장을 써보냈죠."
가벼운 일상 고민거리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사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들에 손편지로 답장을 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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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2만3천통 손편지 답장
“운동을 전공한 젊은이의 진로 고민 편지를 보니 제 아들과 비슷한 경험이었어요. 애틋한 마음에 토닥토닥해주는 마음으로 답장을 써보냈죠.”
푸른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를 맞아 비영리단체 ‘온기우편함’이 화제다. 가벼운 일상 고민거리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사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들에 손편지로 답장을 써준다.
‘온기우체부’로 불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스럽게 쓴 손편지는 힘겨운 삶 속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5살 어린아이가 보내온 맞춤법마저 틀린 “오빠가 너무 미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귀여운 사연부터 먼저 배우자를 떠나보낸 70대가 보내온 가슴 먹먹해지는 편지도 있다. 마음에 묻은 아이에게 매년 안부를 묻는 애끊는 사연도 있었다. 경기도 파주시의 어린이추모동산 온기우편함에는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라며 수신인 주소는 비어있는 편지가 매년 들어온다고 한다.
온기우편함 사업을 시작한 2017년 이후 최근까지 이곳에서 작성한 답장만 무려 2만3000통에 이른다. 지난 연말에는 평소와 비교해 도착한 사연도 크게 늘었다. 고민편지를 넣을 수 있는 실물 온기우편함은 서울·경기·부산·인천 등에 63개가 설치돼 있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온라인으로도 사연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각양각색인 사연에 답장을 보내는 온기우체부들은 20~70대의 폭넓은 연령대에 직업도 다양하다.
온기우편함 조현식 대표(34)는 “앞으로 추모공원, 대학병원 암센터, 어린이 병동 등 힘든 마음이 있는 곳에 우편함을 확대해 설치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전한 손편지 위로가 새해를 맞아 더욱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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