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금리인하 시동걸까 … 中 전인대서 경기부양책 나올지 관심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2023. 12. 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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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중앙은행 금리결정회의부터 주요국 선거까지 올해는 세계 자금 흐름을 바꿔놓을 행사가 유난히 많은 해다. 미국이 이르면 3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11월에는 미국 대통령선거 바로 다음 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잡혀 있다. 중국발 경기 부양책과 일본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날짜는 모두 현지시간 기준.

올해 FOMC의 관전 포인트는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경제가 작년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얼마큼 금리를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기준금리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 기준 세 차례 내릴 것이 유력하지만,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금리 인하 폭이 더 확대되고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는 총 8번 열린다. 3월과 6월, 9월과 12월에는 기준금리와 함께 경제 전망과 점도표도 발표한다. 월가에서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내다보는 3월 19~20일에는 주식·채권·환율 등 시장 전반에 큰 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11월 5일)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침 11월 FOMC가 대선 바로 다음 날인 6~7일로 잡혀 있다.

올해 상반기 확정된 빅테크의 자체 이벤트 중에는 3월 18~21일로 잡힌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가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 칩 수요 증가, 미·중 경쟁과 맞물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전 세계 기업 주주총회 중 가장 주목받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이 올해는 오마하에서 5월 4일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단짝이었던 찰리 멍거 부회장 없이 열리는 첫 주총이다. 멍거 부회장이 2023년 타계함에 따라 버핏이 차기 버크셔해서웨이 CEO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부문 부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올해 회의가 8번 예정돼 있는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4월 회의(25~26일)다. 일본은 정책금리를 마이너스(-0.1%)로 유지하면서 수익률곡선제어(YCC)를 통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4월 회의를 주목하는 것은 일본 기업이 올해 임금 인상률을 정하는 '춘투'가 대부분 3월에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이때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경제 전반에 다양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일 금리 차이로 진행돼온 '엔캐리 트레이드'가 완화되면서 달러 대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원·엔 환율에서도 엔화 강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

일본은 위조 방지를 위해 대략 20년마다 새 지표를 발행하는데 오는 7월 새 지폐가 나온다. 일본 지폐는 1만엔권, 5000엔권, 1000엔권 등 세 종류로,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은 2019년에 결정됐다. 새 1만엔권에는 일본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를 거쳐 여러 기업의 설립에 관여한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초상화가 들어간다.

새로운 지폐가 발행되지만 현재 쓰이는 지폐도 같이 사용된다. 일본은 새로운 지폐 발행으로 소비 진작 등을 기대한다. 장롱에 숨겨둔 돈이 나오게 하는 효과도 노린다. 문제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자동판매기에서 사용되는지다. 일본은 새로운 지폐를 발행할 때마다 ATM과 자판기 사용에서 문제가 생겨 상당 기간 혼란을 겪는 것이 일상이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월에 막을 올린다. 국영 매체 중국중앙(CC)TV 보도에 따르면 정협은 4일, 전인대는 5일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 중 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통상 그해 경제 운용 방향, 예산안,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이 공개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현재로서는 2023년처럼 5% 전후가 유력하지만, 부동산발 금융위기, 지방 부채 부담 등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중국의 국방예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방 예산은 1조6620억위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대에 달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2위 규모다.

한편 양회 못지않게 중요한 정치 행사인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 3중 전회)가 언제 열릴지는 아직 미정이다. 3중 전회는 5년에 한 번씩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신임 중앙위원회를 구성한 이듬해 10~11월에 개최됐지만 2023년에는 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3중 전회는 올해 개최될 것이 유력하다. 2023년 3중 전회가 연기된 배경에 대해선 미국과 관계 정립, 국내 경제 정책 등에 관한 중장기 전략을 놓고 내부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2월, 5월, 8월, 11월을 제외하고 총 여덟 차례 금리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더 눈길을 끄는 일정은 2월 1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다. 헝가리의 반대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금 처리가 가로막힌 가운데 2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자금 200억유로를 지원하기 위한 묘책을 짜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6월 6~9일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현재로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무난한 연임이 예상되지만 일부 회원국이 그의 친미 성향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어 위험이 상존한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도쿄 이승훈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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