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랜드마크 명암타워 ‘운명의 시간’…철거여부 여론조사

오윤주 기자 2023. 12. 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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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의 랜드마크였다가 1년 넘게 방치되며 도시의 애물단지가 된 명암타워(명암관망탑)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철거냐 리모델링이냐'를 두고 대립해오던 청주시와 청주시의회가 결국 민심의 향배에 타워의 미래를 맡기기로 한 것이다.

청주시와 청주시의회는 31일 "명암타워 철거·리모델링 관련 시민 여론조사를 1월 안에 하기로 했다"며 "여론조사가 명암타워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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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랜드마크로 불렸던 명암타워. 지난 2022년 10월 이후 방치돼 흉물이 됐다. 오윤주 기자

충북 청주의 랜드마크였다가 1년 넘게 방치되며 도시의 애물단지가 된 명암타워(명암관망탑)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철거냐 리모델링이냐’를 두고 대립해오던 청주시와 청주시의회가 결국 민심의 향배에 타워의 미래를 맡기기로 한 것이다. 청주시와 청주시의회는 31일 “명암타워 철거·리모델링 관련 시민 여론조사를 1월 안에 하기로 했다”며 “여론조사가 명암타워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청주의 관광명소였던 명암타워는 2022년 말 출입이 통제된 뒤 1년 넘게 ‘유령탑’처럼 방치돼왔다. 그사이 입구 계단이 부서지고, 유리창과 외장도 하나둘씩 손상되면서 주변 환경도 덩달아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27일 찾아간 명암타워 주변은 오랫동안 치우지 않은 쓰레기가 눈에 덮여 나뒹굴었다. 깨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타워 내부는 먼지가 가득했다. 저수지 앞의 잘 관리된 식당·카페촌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출입 계단 등이 망가져 방치된 명암타워. 오윤주 기자

사용 허가 기간이 만료되면서 지난 6월 민간 업체에서 소유권을 넘겨받은 청주시는 명암타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하려 한다. 타워 활용 방안을 연구한 충북연구원도 △청년 창업 △어린이 특화 △문화 예술 △홍보 등의 업무기능을 갖춘 복합공간 조성을 제안했다. 이후 청주시는 지난 9월 △건축기획 용역(8500만원) △실시설계 및 설계공모(6억6000만원) 예산을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거푸 삭감됐다. 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는 예산 심의에서 공간 활용도 미흡, 건물 구조 안정성 취약 등을 문제 삼으면서 철거를 역제안했다. 최재호 시의회 농업정책위원장은 “내부를 점검했더니 건물이 심하게 훼손됐고, 유일한 이동 통로인 엘리베이터 없이는 고립되는 구조로 화재에 매우 취약했다”며 “리모델링보다 철거를 전제로 주변 종합발전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여전히 리모델링 카드를 고수한다. 조혜진 시 공원정책과 주무관은 “지난 4월 명암타워 구조안전 진단을 했는데 ‘비’(B)등급으로 비교적 안전하고, 철골·철근콘크리트 건물 내구 연한이 40년이어서 20년 된 명암타워는 철거할 명분도 없다”며 “예산도 철거·신축은 320억원, 리모델링 재활용은 130억원 정도로 편차가 커 리모델링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청주의 랜드마크라는 말이 무색해진 명암타워. 오윤주 기자

명암타워는 지난 2003년 지역 건설사 대표 등을 지낸 ㅈ(2020년 별세)씨가 민간 자본을 들여 명암저수지 옆 시유지 7625㎡에 지하 2층, 지상 13층으로 조성했다. 20년 동안 무상 사용하고, 청주시에 기부하는 형식(기부채납)이었다.

개관 이후 높이 99m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 듯한 외관으로 청주의 랜드마크 구실을 해왔다. 2003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주를 찾았을 때 오찬 장소로도 쓰여 명성을 얻었으며, 한동안 결혼식과 대규모 연회 행사장으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예식업·요식업 운영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2013년, 2014년, 2016년 등 수차례 이곳에 화상경마장을 설치하려 했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 2022년 10월 예식장마저 문을 닫으면서 건물은 폐쇄됐고 사실상 1년 이상 방치됐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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